지난달 영남대 천마아너스파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 제막식이 개최되고 있다. <영남대 제공> |
영남대는 지난달 개교 77주년을 맞아 천마아너스파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을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해당 행사에는 최외출 영남대 총장과 교직원을 비롯해 동상 제작 관련 비용 전액을 기부한 영남대 미주총연합동창회 이돈(건축 73학번) 회장과 배우자 유복경 여사, 서길수 전 영남대 총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동상 제막식은 개식선언, 동상 제작 경과보고, 축사, 감사패 전달, 동상 제막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동상은 가로·세로 2m, 높이 0.3m의 화강석 좌대 위에 높이 2.5m, 가로·세로 0.8m 규모이며, 재질은 청동으로 제작됐다. 동상 제작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과 호암미술관 소장 '오수' 등이 대표작인 김영원 작가가 맡았다.
동상 제작비는 이돈 영남대 미주총연합동창회장이 전액 기부했다.
영남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미국 LA에서 개최된 제9회 영남대 미주총연합동창회 정기총회에서 이번 동상 제작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후, 12월 이돈 회장이 영남대를 찾아 최외출 총장과 동상 제작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며 본격화됐다. 이후 올해 이 회장이 동상 제작과 설치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영남대에 기부하기로 하면서 동상 제막이 이뤄지게 됐다.
이 회장은 1986년 도미해 이듬해 Active U.S.A. Inc.를 창업, 승승장구했다. 그러던 중 1992년 발생한 LA 폭동 사건으로 전 재산을 잃는 시련을 겪었으나 이후 극적으로 재기에 성공한다. 현재 미주 한인은행인 태평양은행 이사, 세계한상대회 리딩 CEO, 회재 이언적 선생 기념사업회 이사, 미주 대구·경북향우회총연합회 회장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면서도 지속적인 기부 활동을 펼쳐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3호 해외 '아너 소사이어티'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경북도 해외 자문위원으로서 영남대 후배들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지역 대학생 100여 명을 Active U.S.A. 인턴사원으로 초청하는 등 청년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하고 있다.
이 회장은 또 영남대에 장학기금을 기탁, 월산장학회를 만들어 후배들을 지원해 오고 있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영남대에 기탁한 장학기금은 400만 달러에 달한다. 영남대에서 운영 중인 개인 명의의 장학회로는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월산장학회 장학생들은 졸업 후 변호사, 검사, 공인회계사, 건축가, 교사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회장은 월산장학회뿐만 아니라 대학 발전기금과 총동창회 장학기금 등도 꾸준히 기탁해오며 대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돈 회장은 축사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모교 교정에 세우는 일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최외출 영남대 총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 제막식을 개교 77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진행하게 돼 감격스럽다"며 "또한 동상 건립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해준 영남대 미주총연합동창회 이돈 회장에게도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영남대 민주동문회 회원들이 10일 경북 경산 영남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희 동상 설치를 규탄했다.
이들은 미리 배포한 기자회견문에서 "영남대는 일체의 박정희 동상 설치 과정과 내용을 전면 공개하고, 박정희 동상을 즉각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해당 동상의 철거를 촉구하며 강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노진실 기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