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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학교내 오염된 언행이 심각한 수준이다. 선을 넘는 말과 행동들이 학교 현장에서 잇따르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
"네 인생 X녀 보다 못할 것 같다." "애X 한다."
이 표현들은 음란한 글이 으레 올라오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진 것이 아니다. 최근 대구지역 학교 현장에서 나온 표현들이다. 단순 장난이나 짓궂은 표현 으로 치부할 수준이 아니다. 성인들도 잘 쓰지 않는 말들이다. 하지만 버젓이 학교 현장을 돌아다니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학교 '딥페이크'(Deep fake·AI로 만든 영상, 이미지, 음성 조작물) 범죄 논란까지 일었다.
학교 현장내 오염된 언행이 심각한 수준이다. 선을 넘는 말과 행동들이 학교 현장에서 잇따르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대구의 한 고교 강연에선 입시계 유명 인사의 여성 비하 등 부적절 발언이 논란(영남일보 11월 26일 단독 보도)이 됐다.
메가스터디그룹 손주은 회장은 지난달 22일 지역 고교 1·2학년생 수백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너 이렇게 살면 네 인생 X녀보다 못할 것 같다" 등 수차례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시민단체인 '대구여성의전화'는 메가스터디그룹 회장의 강연 발언 논란과 관련해 최근 성명을 내고 "우리 사회가 딥페이크 사태와 같은 끔찍한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이러한 일(강연 중 부적절 발언) 하나하나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구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동급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성희롱과 조롱이 담긴 메시지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논란(영남일보 11월 29일 보도)이 됐다.
대구 A중에 다니는 B학생 등은 지난 1학기부터 최근까지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음란 및 조롱 메시지(인스타그램)를 받았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현재 학교 측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메시지에는 각종 성적인 표현과 음란한 행동을 연상시키는 내용 등이 여러 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8월말엔 학생 및 교사 등의 얼굴과 신체 사진 등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범죄가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 교육 현장을 강타했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일부의 일탈로 믿고 싶지만, 혹시라도 온라인상의 수위 높은 표현들이 학교 현장에서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게 되는 게 아닌지 너무 걱정된다"고 했다.
조성제 대구한의대 인권센터장(경찰행정학과 교수)은 "지나치게 수위가 높은 언행은 잘못하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며 "그러기 전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 수학이나 영어도 중요하겠지만, 인간의 헌법적 권리인 존엄성과 상대방의 인격 존중 등에 대해 학생들에게 수시로 주지시키는게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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