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고 해역 인근 수색 구역도.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
경북 경주시 감포항 인근 해상 금광호 전복에 따른 실종자 수색은 사고 선박 예인이 완료된 이후에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예인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어 사고 원인 규명은 단시간에 이뤄지긴 힘들 전망이다. 9일 포항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총 금광호 선원 8명 중 실종자 7명(한국인 3명, 인도네시아인 4명)을 선내에서 발견했다. 모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겼으나 사망했다. 실종자 인도네시아인 1명은 계속 수색 중이다.
인명구조는 긴박하게 진행됐다. 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43분쯤 경주시 감포읍 감포항 남동쪽 약 6㎞ 바다에서 29t급 어선 금광호와 456t급 모래 운반선 태천2호가 충돌했다. 충돌 직후 금광호가 전복됐다. 해경은 신고 접수 후 오전 5시46분 함정 3척을 현장에 파견했다. 또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해군 1함대와 해양수산부 동해어업관리단에 지원을 요청했다. 해경 소속 감포파출소도 인근 어선 3척에 사고 현장 구조 협조를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오전 6시 11분 뒤집힌 선체를 두드리는 타격 신호를 보냈다. 이후 선내에서 소리가 났지만 타격 신호에 대한 조난자의 구조신호인지, 선내 물건이 부딪치며 나는 소리인지 확인이 어려웠다. 구조대는 오전 6시49분쯤 어망 등으로 뒤엉킨 선내로 힘들게 진입해 조타실에서 한국인 선장 A씨를 필두로 오전 9시 16분까지 선실 입구, 선미 취수장, 기관실 등에서 기관장과 선원 등 7명을 차례로 발견했다. 포항해경에 따르면 2명은 조타실, 1명은 기관실, 4명은 선실에서 각각 발견됐다. 해경은 실종된 선원 1명도 선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항해경은 지역구조본부를 설치하고 해군, 해수부, 소방, 민간구조대와 협력해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쏟고 있다. 현장엔 해경 경비정 15정과 소방 인력 37명, 소방 장비 12대, 헬기 6대가 동원됐다. 해경은 10여회에 걸쳐 수중수색을 했으나 그물과 어구, 좁은 구조물로 인해 선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초속 6∼8m의 바람과 1∼1.5m의 파도 탓에 선박 인양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따라 해경은 이날 오후 6시 선내수색은 중단한 대신 해상수색은 계속 진행했다.
예인 작업도 순조롭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예인이 실패하면서 500t급 선박을 투입, 2차 예인 작업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인이 여의치 않을 경우 크레인선을 이용, 배를 인양할 가능성도 있다. 포항해경 측은 "해역을 나눠 해상 수색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나머지 선원도 찾을 수 있게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9일 오전 6시10분쯤 경북 영덕군 대탄항 동방 85㎞ 해상에서 채낚기 어선 A호(80t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승선원 8명은 다른 선박의 도움으로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전준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