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에서] 카트야 사벨 작가 'AXIS 2024' 파트 2…첨단 기술과 인간 신체의 희망적 공존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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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17  |  수정 2024-12-17 08:02  |  발행일 2024-12-17 제18면
3D프린팅 신체 변형·확장

기술의 여성적 측면 탐구

대구 021갤러리 27일까지

[갤러리에서] 카트야 사벨 작가 AXIS 2024 파트 2…첨단 기술과 인간 신체의 희망적 공존
첨단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신체를 변형한 카트야 사벨의 설치작품이 갤러리021에서 전시 중이다.

"첨단기술과 인간이 어우러진 희망적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러시아 태생의 미국 작가 카트야 사벨(Katya Savel)은 지난 9일 대구 021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AXIS 2024' 파트 2 전시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을 비롯해 멕시코와 한국, 대만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작가는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뉴미디어와 조각, 아날로그 사진을 아우르는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AI와 딥러닝 등 첨단기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인간의 미래를 '디스토피아'로 정의한 작품들이 많았지만, 카트야 사벨 작품 속의 첨단기술은 미래를 향한 희망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인간의 신체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 속 첨단기술은 변형된 신체의 모습으로 드러났고, 이는 우리 자신의 신체와 다시 연결되는 '포털'로 거듭난 후 다차원의 세계로 향한다.

[갤러리에서] 카트야 사벨 작가 AXIS 2024 파트 2…첨단 기술과 인간 신체의 희망적 공존

카트야 사벨은 "이번에 선보이는 설치작품은 신체가 모티브다. 3D 스캔으로 인체의 형태를 파악하고, 3D 프린팅을 통해 신체 일부를 변형하고 확장했다. 이는 개인적 경험을 기록하는 동시에 육체와 기계의 공존과 조화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작업은 다양한 재료와 매체를 아우르지만, 그 모든 것의 핵심은 기술적이고 인공적인 것과 자연적인 날 것의 병치다. 나는 작업을 통해 기술의 여성적 측면을 탐구하고 더 부드럽고 아름다운 포스트 휴먼의 미래, 현재의 언어체계를 넘어서는 진화의 가능성을 상상한다"고 설명했다.

여성만의 섬세하고 따뜻한 관점의 투영은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첨단기술 기반의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카트야 사벨은 "미디어 작품의 경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미지에서 비롯됐다. AI에 대해 차갑게만 보는 시선이 많지만 나는 다르다"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AI 등 첨단기술에 대한 두려움과 반가움 등 양가적 감정이 있을 것이다. 내 작품은 기술에 대한 어떠한 편견도 없다. 관람객들이 나의 작품을 보면서 AI 등 신기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갤러리021 관계자는 "디지털 미디어에 자신만의 시선과 여성성을 덧댄 카트야 사벨의 작품을 통해 인간과 기술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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