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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대구경북 기업에 대한 충분한 보증 지원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1976년 설립된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이 대구혁신도시로 이전한 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신보는 담보력이 부족한 기업의 채무를 보증해 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도록 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특히 대구는 근대 제조업의 발상지였고, 대구지역 기업의 대다수가 중소기업이라는 점에서 신보가 대구에 자리 잡은 건 대구와 신보 모두에게 의미가 있다. 지난 11일 최원목 신보 이사장을 만나 대구 이전 10주년을 맞은 신보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향후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2022년 코로나19 여파 中企·소상공인 위기상황
8월 취임하자마자 간담회 열어 현장 실태 파악
'은행-광역-기초' 신보형 협업모델 만들어 지원
비수도권 지역기반산업 보증서 3분의 1 대구경북
올해도 6조원 보증 공급 통해 안정적 성장 견인
지역 투자·고용 활성화-지원구조 전문화도 박차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위기가 닥친 2022년 8월 취임했는데.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 이사장으로 취임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우선, 중소기업이 직면한 어려움 해소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위기 극복을 급선무로 생각하고,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신속하고 충분한 보증을 공급하는 데 집중했다. 또 현장에서 기업인들의 고민을 경청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대표적으로 취임 후 첫 현장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매출채권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 신보 개별 기관이 해결하기는 어려워 '은행-광역-기초' 3자 간 협업을 통해 기업에 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식을 구상해 협업모델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기초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한 대구경북의 15개 광역·기초 지자체는 현재 신보형 협업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본점을 대구혁신도시로 이전한 지 10년이 됐다. 당시 어려움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당시 신보 이전 지역 후보지로 대구외에 다른 곳도 언급됐으나, 산업 전반에 걸쳐 전후방 연관 효과의 핵심 거점인 대구로 이전이 결정됐다. 2014년 9월 대구 신사옥 완공 즈음 두 차례에 걸쳐 우선 IT센터를 이전했다. IT센터 이전은 본점 이전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이었다. 오류가 발생하면 기업 고객들이 이용하는 전국 영업점이 마비되는 초유의 상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본점 이전 대비 모의훈련도 수 차례에 걸쳐 실시했고, 이전 당일 서울 마포사옥에서 경찰 순찰차를 선두로 무진동차량 2대를 투입해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을 이전했다. 또 이전 과정에서 직원들의 정주 여건 마련이 시급했는데, 대구시와 동구청의 행정지원 덕분에 직원 합숙소 신축 인허가 절차 등이 원활하게 진행됐다."
▶본점 대구시대를 맞아 달라진 것이 있다면.
"신보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대구에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선, 대구 본점 근무 가점을 도입해 대구 근무에 충분한 동기를 부여했다. 신보는 기관 특성상 전국 단위 영업 조직을 운영하고 있고, 본·지점 순환 근무 원칙이 있어 직원들의 생활 권역외 근무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대구로 이주한 직원의 경우, 본점과 대구 관내 지점 간 순환 근무가 가능하도록 해 직원들의 지역 내 정착을 유도했다.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 본점 근무 임직원 중 대구지역 정착 비중이 이전 초기 21.9%에서 지난해 말 35%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본사 이전 초기 미혼 직원들이 대구시 공무원들과 단체 미팅을 한 적도 있었는데, 이 때 인연으로 만나 가정을 꾸리고 대구에 안착하거나, 호남지역에서 줄곧 나고 자란 직원이 가족과 함께 이주해 오기도 했다. 그 결과 많은 직원이 대구에 성공적으로 터를 잡고 대구의 숨은 맛집과 명소를 기존 지역민보다 더 잘 아는 '대구시민'이 됐다. 대구 이전 후 국회,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업무 협의를 위해 서울·세종 등으로 장거리 출장이 많아져 일찍부터 스마트워크와 화상회의 문화를 도입해 활성화시킨 점은 두드러진 변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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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열린 신용보증기금 대구 이전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임직원들이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지역 보증사업을 총괄하는 정현호(오른쪽 셋째) 신용보증부 본부장은 홀로 대구에 내려왔다가 이후 가족도 모두 내려와 대구에 정착했다. <신용보증기금 제공> |
▶대구 이전 이후 지역사회의 기대감이 높다. 지역 사회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신보는 본점 이전 이후 대구경북지역 기업에 대한 충분한 보증 지원을 위해 이전 당시 4조여원 규모였던 보증 잔액을 약 7조원 규모로 확대 운용하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의 지역 기반산업 보증에서 대구경북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약 3분의 1에 달한다. 올해도 6조여원의 보증 공급을 통해 지역기반산업 영위 기업과 미래 성장성이 유망한 지역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했다. 대구시·경북도·iM뱅크 등 지역 관계기관과 협업해 지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서 견인해나가겠다. 특히 지난해 대구시를 포함해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대구신용보증재단·경북경제진흥원 등 4개 지역 기관과 데이터 지원 협약을 체결했고, 기업 지원 정책 사업에 신보의 기업분석솔루션 'BASA 서비스'를 활용토록 하고 있다. 또 지역 내 매출채권보험 가입 저변을 넓히고 관내 기업의 상거래 위험 해소를 위해 이전 당시 1조여원 수준인 보험인수금을 현재 2조여원 규모로 늘렸다."
▶지역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공기관이라고 들었는데.
"본점 이전 이후 지역 인재 300여명을 채용해 지역 우수 인재 발굴에도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보는 대구경북지역 인재 채용 목표 30%를 초과 달성하고 있고, 지난해 이전 초기 대비 약 두 배 이상 증가한 46명의 지역 인재를 채용했다. 지난해 대구경북 소재 대학에서 총 8회에 걸쳐 금융 특강도 열었고, 올해 영남대와 함께 첫 정규과정을 개설하는 등 지역 내 채용설명회, 토크 콘서트뿐 아니라 지역 금융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대구지역경제교육센터 실무협의회에도 가입해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구지역 고교생 대상 금융교육과 창업경진대회 등 미래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정책수행기관으로서 선도적으로 '지방시대 지원방안'을 수립했다고 들었다.
"지난 7월 '지역 간 혁신생태계 균형 발전 선도기관'을 비전으로 설정했다. 이에 맞춰 특화 성장 지원, 민·관 협력 확대, 지원구조 전문화 등 3대 추진 방향을 수립하고 세부실행과제를 마련해 정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먼저 지방의 자생력을 높이는 특화형 산업지원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지역 주력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발굴해 과감한 지원을 통해 지역 경제 거점 기업으로 육성하고, 지역 소부장 특화단지 입주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책을 도입해 지역 투자와 고용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지자체, 지역연구기관, 투자기관 등과도 협업해 지역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제도와 조직 인프라를 정비, 개편해 지원구조 전문화에 나설 방침이다."
▶끝으로 대구시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본점 대구시대 개막 이후 지난 10년은 지역에 깊이 뿌리내리며 지역사회와의 융화를 통해 노력한 시간이었다. 앞으로의 10년은 지역 균형 발전을 선도해 대구경북경제, 나아가 한국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대구를 비롯한 지방이 단순한 경제 활동의 한 축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 경제 전체를 견인하는 중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신보는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대담=임성수 경제에디터 s018@yeongnam.com
정리=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임성수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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