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발(發)관세 폭탄에 한국경제 초비상…최악 상황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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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1  |  수정 2025-02-11 07:01  |  발행일 2025-02-11 제23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발표한다. 이어 11일이나 12일에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내놓는다. 상호관세란 두 나라가 서로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유럽연합(EU)이 1차 타깃이지만 예외 대상이 많지 않을 전망이어서 다른 나라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한국은 대미(對美) 주력 수출품목인 철강 관세뿐만 아니라 상호 관세 영향권에 들 수도 있다. 우리경제에 설상가상의 위기가 덮치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에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아직까지 한국은 철강 관세 대상국이 아니다. 당시 미국과 협상을 통해 수출 물량을 기존의 70%로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출 물량 감소로 인한 손해보다 무관세 이익이 훨씬 컸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한국이 무관세 권리를 확보할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미국이 새로 도입하는 상호관세 파장도 우려된다. 지금까지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누려왔지만 계속 유지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미국이 상호관세 개념을 확장해 대미 흑자국 9위인 한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트럼프발(發)관세 폭탄은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에겐 치명적이다. 실제로 중국·캐나다에 대한 추가 관세와 불특정 다수국을 향한 보편관세만으로도 한국의 수출 손실액이 최대 130억달러(19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치적 혼란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경제마저 무너져선 안 된다. 지금으로선 정부의 대미 협상 역량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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