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월 2일' 자동차 관세 예고…전체 수출도 타격 가능성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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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5 10:19  |  수정 2025-02-15 10:19  |  발행일 2025-02-15
4월 2일 전후로 한국 영향 받을 가능성 높아
관세로 인해 어려운 경쟁 펼쳐야
트럼프 4월 2일 자동차 관세 예고…전체 수출도 타격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칼날'이 자동차까지 확장되면서 '트럼프발(發)관세 전쟁' 예고에 한국도 비상이 걸렸다.

14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하면서 취재진이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을 묻자 "아마도 4월 2일께"라고 말했다.

해당 답만 보면 이 날짜가 관세 시행 시점인지, 관세 부과 계획 발표일인지가 불분명하다. 또 철강이나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처럼 모든 수입차에 일률적인 세율을 적용할 것인지, 상호관세 측면에서 무역 상대국별로 관세를 차등 부과할 것인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4월 2일을 전후로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적국과 동맹을 가리지 않고 관세를 무기로 휘둘러왔다. 한국은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 비중이 큰 편이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의 승용차 및 경량 트럭(Passenger Vehicles and Light Trucks) 신차 수출입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153만5천616대(366억 달러·약 52조8천억원)이 자동차를 수출했다. 이는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출량이다. 금액으로는 멕시코, 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반면 미국산 자동차의 지난해 한국 수출은 4만7천190대(21억 달러·약 3조원)다.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적자가 거의 50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것을 관세 부과의 첫 번째 배경으로 삼아왔다. 한국산 자동차에도 관세를 상당히 높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관세를 부과하는 데 있어서 동맹이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도 예외를 두지 않을 것임을 예고해왔다.

또 미국 상무부와 재무부에서 오는 4월 1일까지 무역실태를 조사해 무역 상대국별 '상호 관세'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 실적이 저조한 갖가지 이유를 들이댈 가능성도 크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해 발간한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보면 한국 대기환경보전법상 배출가스 관련 부품(ERC) 규제에 대한 언급이 명시돼 있다. NTE는 "미국 자동차 업계는 2022년 8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한국으로 수입되는 신차 모델을 무작위로 선정해 검증 시험을 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이 시험으로 인해 자동차 제조업체의 제품 출시가 지연됐다"고 했다.

더불어 자동차를 구매할 때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부가가치세(VAT) 등 미국에는 없다. 그러나 한국에는 있는 특정 조세 제도도 한국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하는 빌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한국의 자동차 업계는 한미FTA에 따라 대미 수출에서 관세를 내지 않았다. 앞으로는 관세로 인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어려운 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전반적인 수출에도 큰 타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천900만 달러다. 이 중 대미 수출액은 47억4천400만 달러다. 자동차는 대미 수출 품목 1위다. 수출 품목 2위인 반도체 106억 8천만 달러에 3배에 달한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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