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상장사, 잦은 인수합병 이슈에 지속성 위험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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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03  |  수정 2025-03-05 14:14  |  발행일 2025-03-04 제3면
무리한 자금 확보 시도로 우량 기업이 벼량 끝응로 몰리기도

최대주주 변경·적대적M&A…경영 불안·역풍 맞기도

주가 하락·각종 소송 시달려…지역경제 악형향 미칠 우려
대구경북 상장사, 잦은 인수합병 이슈에 지속성 위험
대구경북 기업들이 최대주주 변경이나 적대적 M&A, 신규 사업 진출 등을 놓고 경영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게티이미지뱅크〉
#1. A사는 최근 기업 인수를 통한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에 주주들은 기존 사업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신규 사업에 주주 가치를 침해할 수 있는 유상증자를 통해 진출할 이유가 없다며 반발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유상증자와 관련된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명령하면서 A사는 인수합병(M&A)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시설 자금에 대한 유상증자를 추진 했지만 이 과정에서 증권신고서는 5번 정정됐고 최초 계획을 발표한 후 수 개월 만에 금융당국 심사를 겨우 통과했다.

#2. B사는 2022년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업체 경영권 지분 약 30%를 매수하기로 하고 계약금을 지불했다. 하지만 실사 과정에서 일부 비용이 누락된 것을 확인한 B사가 위험성과 불확실성 해소를 입증하라고 요구했으나 해당 기업은 논란의 여지가 모두 해소 됐다면서 대립했다. 결국 계약이 무산된 뒤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신규 사업 진출 시기를 놓치면서 이 회사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주가 역시 연중 최저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구경북 기업들이 최대주주 변경이나 적대적 M&A, 신규 사업 진출 등을 놓고 경영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무자본 M&A 세력에 의해 우량 기업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가 하면, 무리한 신규 사업 진출을 추진하다 역풍을 맞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주가 하락이나 주주가치 침해 문제뿐 아니라 기업 지속성에 대한 논란으로 확대돼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남선알미늄 압연사업부의 인적 분할로 설립된 대호에이엘(대구 달성군 논공읍)은 수 년째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최대주주 리스크가 회사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2022년 7월 대주주가 비텐트로 바뀌며 분쟁이 시작됐다. 비텐트의 실소유주가 횡령 및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소액주주연합이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이후 최대주주가 된 비즈알파 역시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이들은 지난해에도 시간외 대량매매와 지분 담보 차입을 시행하는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을 지속했다. 이에 따라 대호에이엘은 최근까지도 소액주주와 주총 개최 등을 놓고 소송전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매출 감소와 영업익·순이익의 큰 폭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셀피글로벌(대구 달서구 호산동)도 최대주주 리스크 충격을 제대로 맞고 있다. 무자본 M&A세력이 들어오면서 최대주주 반대매매라는 기이한 상황을 맞으면서 거래정지 처분까지 받으며 2년째 주식매매가 중지된 상태다.

소액주주들은 이를 '무자본 M&A를 활용한 불공정 거래'의 전형이라고 주장하면서 경영진과 대립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내는 한편, 회사에도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등 행동을 이어오고 있다. 2월 이후에만 주총 소집이나 경영진 직무집행정지 등과 같은 소송이 4차례나 이어지고 있다.

전진바이오팜(대구 달서구 갈산동) 역시 최대주주 변동성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해 최대주주가 유한양행에서 기존 이태훈외 1명으로 변경됐고, 이후 최대주주는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확보를 위해 지분 매각을 시도했지만, 최대주주 변경 및 외부 자금 조달 계획 모두 없던 일이 됐다.

최대주주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전진바이오팜은 주식 매매정지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각종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성안머티리얼스(대구 북구 검단동) 역시 지난해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 조달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경영진이 불과 두 달 만에 사임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주주들에게 혼란을 줬고, 에이비프로바이오(대구 달성군 유가읍), 이수페타시스(대구 달성군 논공읍) 등도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기업 인수나 무리한 자금 확보 시도 등으로 시장에 우려를 주기도 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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