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 대구는 비껴갔지만…봄철 불청객 소식에 마스크 쓰고 고개 푹

  • 이승엽·구경모·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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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3  |  수정 2025-03-14 09:11  |  발행일 2025-03-14 제6면
13일 전국 올해 첫 황사 예보

대구선 황사 관측 안 돼

황사 불안감에 마스크 쓴 시민들

기상청 “14일까지 황사 영향권”
[Y르포] 대구는 비껴갔지만…봄철 불청객 소식에 마스크 쓰고 고개 푹

올해 첫 '황사'가 예보된 13일 오후 대구 남구 봉덕교 일원.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봄철 불청객 '황사'가 올해 처음으로 찾아 온 13일 낮 12시30분쯤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 앞 버스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던 30대 이모씨는 연신 마스크를 올렸다. 그는 “며칠 전부터 목이 따갑다. 날씨가 따뜻해지니 이젠 미세먼지와 황사가 문제"라고 했다.

전국이 황사 영향권에 접어든 이날 대구 하늘은 비교적 깨끗한 편이었다. 하지만 미세·초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에 중국발 황사 공포까지 겹치면서 대부분 시민은 마스크를 쓴 채 갑갑하게 하루를 보냈다.

이날 낮 1시쯤 중구 동성로 일원. 거리를 오가는 시민이 많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외투에 얼굴을 묻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도 목격됐다. 이미선(53·북구)씨는 “황사예보를 보고 마스크를 챙겼다. 외출을 자제하려 했는데, 일이 생겨 어쩔 수 없이 나왔다"며 “최대한 지하통로로 다니려고 한다"고 했다. 이익환(66·남구)씨도 “황사 우려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걸으니 너무 불편하고 숨이 찬다"고 했다.

서문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봄철 불청객 황사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대부분 시장 상인은 마스크를 쓴 채 손님을 맞았다.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다니는 이들도 보였다. 시장 곳곳에선 '콜록콜록' 기침 소리가 들렸다. 최규용(72·북구)씨는 “매년 봄마다 중국발 황사를 겪는다. 국민 건강이 달린 문제여서 정부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운동하는 시민들에게도 황사는 달갑지 않았다. 이날 남구 신천둔치 일원에선 얼굴 전체를 가린 채 운동하는 시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선캡과 복면으로 무장한 황미자(76·남구)씨는 “지금은 마스크를 쓰면 외출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좀 더 심해지면 외출하기 힘들다"며 “나같은 노인들은 낮 시간대 운동이라도 해야 덜 무료한데, 당분간 집에만 있을 생각을 하니 참 답답하다"고 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정보사이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국내 미세먼지(PM10) 농도는 수도권·강원영서·충청권·광주·전북·대구·경북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관측됐다. 같은날 오후 5시 기준 서울·인천·경기남부·충남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나타났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대기 상층에 날아온 중국발 황사가 일부 지역에선 온도 차로 대기 하층까지 내려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14일까진 전국이 황사 영향권에 들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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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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