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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진<법무법인 세영 변호사> |
현악 4중주 연주단들이 들어와 자리에 앉자 빛나는 캔들이 연주자들을 둘러싸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현악 4중주는 바이올린 연주자 2명, 비올라 1명, 첼로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왼쪽 바이올린 연주자가 현을 켜면서 시작된 연주는 곧 4명의 연주자들의 합주로 홀을 가득 채웠다.
2명의 바이올린 연주자 중 1명은 과감하면서도 공격적으로 연주를 리드하고 다른 1명은 이에 대응하며 맞받아치거나 때로는 함께 리듬을 타기도 하면서 대립을 통한 격렬한, 조화를 통한 아름다움을 함께 보여주었다.
첼로는 전체적인 연주의 무게를 잡아주며, 비올라는 때로는 바이올린처럼 빠르고 경쾌하게 연주하다가도 때로는 바이올린 연주를 뒷받침하는 화음을 연주하기도 하였다.
4명의 연주자들은 호흡이 잘 맞았다. 특히 비발디 4계의 여름, 폭풍우가 내리치는 장면을 연주할 때 2명의 바이올린 연주자는 마치 2명의 격투기 선수가 싸우기라도 하는 것처럼 격렬하게 연주하며 폭풍우가 내리치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양초의 불빛은 연주에 맞춰 너울너울 위아래 춤을 추면서 연주의 분위기를 돋우고 있었다.
연주자들이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연주할 땐 그 분위기는 절정에 다다랐다. 오케스트라가 아닌 현악 4중주의 운명의 연주도 이렇게 운명의 장엄함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구나 했다.
이처럼 한 곡 한 곡의 연주에 빠져들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 때 연주자들이 준비한 11곡의 연주는 모두 마무리되었다.
불과 1시간 남짓의 콘서트였지만 이 콘서트에 온 관람객들의 표정에는 밝음이 가득찼다.
수백개의 양초가 불을 밝힌 가운데 연주자들이 내는 음악은 보는 즐거움과 듣는 즐거움을 함께 느끼게 하여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공연을 마친 후 관객들은 무대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도 하면서 공연이 끝난 후 여운을 즐기기도 하였다.
음악이란 그 순간 관객들에게 같은 연주를 보고 감흥을 느끼는 공감을 만들어준다. 그 순간만큼은 사람 내면의 불안감도 날리고 즐거움을 주면서 추억을 쌓게 한다.
이정진<법무법인 세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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