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1시쯤 동대구역 역사 대형 TV 앞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전)대통령 탄핵심판 생중계 뉴스를 보고 있다.
4일 오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일치로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지자, 대구 시민들은 환호와 실망이 엇갈리며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이날 오전 11시쯤 동대구역 내 대형 TV 앞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선고 결과를 지켜보기 위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1시 22분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결정문 낭독을 마치며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선고하자 역사 내부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와"라는 기쁨의 함성소리와 "이럴 순 없다"는 고성이 마구 섞여 나왔다.
동대구역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김태진(32·북구 구암동)씨는 두 손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너무도 명백한 잘못을 했기 때문에 헌재가 만장일치로 파면을 결정할 거라 100% 확신했다"며 "계엄의 밤 이후 나라가 계속 혼란스럽고 경제가 어려웠는데 차기 대통령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뽑혀서 안정감을 되찾아 줬으면 한다. 오늘은 비로소 두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헌재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부산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김무진(76·북구 대현동)씨는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소식에 "핵폭탄을 맞은 것처럼 충격적이다"고 했다. 김씨는 "민주당이 줄 탄핵을 하는 상황 속에서 윤 전 대통령이 어떻게든 해보려 계엄령을 내린 것인데 결론이 탄핵이라니 말이 안 된다. 재판관들이 인용 결정을 내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며 "이미 정치 판세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마당에, 오늘 이후 나라 정치, 경제가 더 안정될 것이란 보장도 없다. 정말 속에서는 눈물이 난다"고 했다.
4일 오전 11시 20분쯤 대구 서문시장을 지나던 한 시민이 한 점포에 멈춰 서서 윤석열 (전)대통령 파면 소식이 나오는 TV 뉴스를 보고 있다.
이날 오전 대구 서문시장도 상황은 엇비슷했다. 점포 곳곳에서 일하던 상인들은 11시가 되자 일제히 TV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지켜봤다. 이후 대통령의 파면 소식이 흘러나오자 시장 일대가 어수선해지며, 상인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상인 한태정(73·중구 인교동)씨는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에 찬사를 보낸다. 헌재의 선고 발언 중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계엄령을 선포해서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신임을 배반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헌재가 국민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위로가 됐다"며 "계엄 선포 이후 경제가 더욱 어려워져 이웃 상인 여럿이 점포 문을 닫았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계엄 이후 발생한 경제적, 외교적 손실을 메우기 위해 어려운 일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상인 김흥수(62·동구 신암동)씨는 "중국과 대만의 상황이 심상치 않은데, 당분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공백이 생기고야 말았다. 이번 탄핵 인용으로 내치와 외교 모두 아수라장이 됐다. 대통령 탄핵 심판을 다신 보고 싶지 않았다"며 "이번 탄핵 인용으로 불신과 갈등의 정치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보수 심장'인 대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윤 전 대통령까지 여러모로 내홍을 겪은 도시다. 이들이 서문시장을 찾아와 했던 말들과 행동들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헌재 결과에 승복해야겠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구경모(대구)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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