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관저→사저 정치’ 이어질까…조기 대선 악영향 우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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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0 17:55  |  수정 2025-04-10 18:01  |  발행일 2025-04-10
윤석열 전 대통령, 이르면 내일 관저 퇴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르면 11일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옮길 것으로 보이는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대선 관련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조기 대선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고 지지자를 향해 메시지를 내고 있다. 떄문에 일각에선 차기 대선에서 세력화를 위한 정치 행보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 윤 전 대통령을 한남동 관저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이 도지사는 “윤 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이 승리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면서 “저에게 힘껏 노력해서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했다"고 전했다.

앞서 나경원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 다음 날인 지난 5일 관저를 찾아 윤 전 대통령과 차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 수고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의원도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당일 등 관저를 다녀왔다고 밝혔다. 10일에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 함께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을 만났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이들은 모두 탄핵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인사이자 대권 주자 후보군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경선을 앞두고 탄핵에 반대해 온 당내 강성 지지자들의 표심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대선과 관련된 공식적 메시지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도지사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사람을 쓸 때 가장 중요시 볼 것은 충성심이라는 것을 명심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 중 하나인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내에서는 대권 주자들과 윤 전 대통령의 이런 행보가 조기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맞붙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대선 레이스 초기 보수 진영에선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로 화제를 모은 김문수 전 장관이 주류로 등장하자 이 도지사도 비슷한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윤 전 대통령이 관저 정치에 나선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보수 진영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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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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