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13기 독자위원회] “따뜻한 시선 담은 기사 돋보여…지역사회 공감 이끄는 보도 필요”](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4/ams.001.photo.202504161737354030964467_P1.jpg)
지난 16일 오후 올해 첫 영남일보 13기 독자위원회 회의가영남일보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영남일보 13기 독자위원회의 올해 첫 회의가 지난 16일 영남일보 6층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강형옥 대구시의사회 기획이사, 김요한 지역과인재 대표, 김진원 변호사,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박정숙 행복북구문화재단 대표이사, 이동건 동남KTC 대표, 이원호 상화기념관·이장가문화관 관장, 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하경환 변호사(가나다 순)와 13기 독자위원회에 새로 합류한 윤병환 북대구농협 조합장이 참석했다. 위원장 이재훈 대표가 진행한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영남일보 보도 및 지면에 대한 비판·격려와 다양한 기사 방향성을 제안했다. 박은경 한국애드 대표는 서면으로 의견을 보냈다.
△강형옥=4월9일자 '경북 산불 끝나지 않은 위협 몸 속에 남은 연기'와 4월10일자 '산불에 고통받는 동물들…체계적인 재난 구조 시스템 필요' 기사는 경북 산불 재난과 관련해 단순한 피해 보도에 그치지 않고 인간과 자연 모든 생명체에 대한 통합적인 시각을 제시해 인상적이었다. 산불로 인한 피해를 단순한 인프라 적인 측면과 이재민 통계 중심 보도에서 벗어나 가축과 야생동물로까지 확장해 모든 생명체의 피해를 고려한 재난 보도였다. 4월7일자 '경북대 의대 오늘부터 대면수업 전환', 4월14일자 '교육부 “의대생 복귀 늘고 있다"' 등 의정 갈등 관련 기사에서 지역 교육 관계자, 서울 중앙 교육부 대변인의 의견은 실렸지만, 지역 의대생들의 의견은 없어 기사의 균형감이 떨어진 것은 아쉽다.
△김요한=사회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때 다양한 시선이 공존해야 갈등과 분열을 막을 수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코너는 영남일보다운 접근이다. 3월7일자 '대구시 公試 거주지 제한 폐지 그 후…'에서 양측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점이 좋았다. 시민들을 정보 소비자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닌, 행동의 주체로 세워주는 이 코너를 잘 살려나갔으면 한다. 산불 피해와 관련해 3월27일자 '대구경북 사회 안전 인식도 낮아져' 기사로 지역 사회의 낮아진 안전 의식을 잘 환기시켜줬다. 여기에서 보건 분야 등 한발 더 나아가는 접근을 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다. 영남일보가 지역 신문으로서 시민기자들과 함께 지역 곳곳의 다양한 이야기를 발굴해 보도하는 것도 좋은 방향이 될 것 같다.
△김진원=4월14일자 오피니언 '자승자박:스스로 만든 덫에 갇힌 삶'과 '국힘, 전략적 집단지성 작동할 수 있을까'는 전반적으로 같은 취지의 칼럼으로, 시의적절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대선 국면 속에서 양당이 헌법적 가치를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적절히 지적했다.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 등 기존 여당의 대구 공약들을 언급하며 대선 측면에서 이를 수용하자는 취지로 접근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과제들은 양당이 함께 제안해야 하는 부분이다. 대구가 직면한 과제와 발전을 위한 공약 사항들을 차례로 부각하고, 양당의 입장과 차이점을 상세히 설명해 준다면 유권자들의 판단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박은경=대다수의 언론의 1면이 비슷한 상황 속에서 영남일보는 상대적으로 피로도가 적었다. 지역 뉴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해준 것 같다. 또한 올해 창간 80주년 엠블럼을 제호와 각 지면 위에 배치하고, '영남일보 1945체'와 '구상시인체'를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해줘 80주년의 의미가 더했다. 두 서체를 영남일보 지면 이미지 요소 혹은 '위클리 포유' 섹션 등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또한 이미지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읽기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 정형화되지 않은 사진 크롭, 일러스트 요소의 사용도 적극적이라 경쾌하다. 다만 2월3일자 3면 '기대수명도 늘어 폭발하는 돌봄 수요 해법 마련 시급'에서 쓰인 그래프처럼 정보 전달에 있어 과도한 일러스트 사용은 가독성이 떨어진다.
△박정곤=산불 피해와 관련해 교육적인 측면에도 놓치지 말아야 할 문제들이 있었다. 교육시설 피해, 원격수업 전환, 거주지가 사라진 학생들의 수용 문제, 심리 안정화 프로그램, 학력평가 일정 조정 등에 대해 교육 당국이 문제를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더 짚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4월3일자 '경신 75명 대륜 68명 강남 자사고만큼 의대 갔다' 기사는 보도가 필요하지만, 학생 수가 급감하는 것이 화두다. 혁신학습 모델이나 자기주도학습의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던가,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교육청 정책에 더욱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3월26일·4월3일·9일자 '우리 아이는 안전한가' 시리즈에서 학교 시설, 학교 폭력, 등하굣길 안전을 다룬 점은 긍정적이었다. 이 시리즈를 화재, 건강, 도박 등 다양한 안전 문제로 확장해 이어가는 것도 좋은 방향이 될 것이다.
△박정숙=1월15일자 1면에 실린 '“친구야 걱정마, 구해줄게"…열네살 소년 세상을 울렸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혼란스러운 시기에 가치 있는 기사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심도가 낮아져 행정적인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 보도를 바란다. 4월14일자 '고요한 선행…왜관역 광장을 바꾼 사람들'처럼 숨은 선행들을 보도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했으면 한다.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 코너는 반가운 기획이다. 인원 수 등 여러 제약 때문에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 수준 높은 강연 내용을 기사로 보도해 줌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줘 좋았다.
△이동건= '사람&뉴스' 지면을 조금 더 보완해 알차게 구성했으면 한다. 4월1일자 이후 산불 피해 성금과 관련해 지면 활용도가 다소 부족했던 점이 아쉬웠다. 해당 지면은 지역 주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면이기도 하다. 모든 일에 있어 선행은 그 자체로도 뿌듯한 일이지만, 칭찬하고 홍보해주면 더 기쁘고 힘이 되기 마련이다. 지면에 실리기 위해서라도 선행을 베푸는 일들이 늘어나게 되면, 선한 영향력이 확장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원호=나라가 양분화된 상황 속에서 영남일보가 정보적인 비서 역할을 잘 수행했다. 하나의 사건을 지속적으로 다루고, 관련된 아카이브들을 언급해줘 좋았다. 탄핵과 관련해 양측 의견을 함께 실어 기계적인 중립을 보여주는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이를 통해 여론을 주도하는 것보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접근해 독자들의 판단을 유보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신문의 공식 입장으로 간주되는 사설에서는 날카로운 의견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현직에 있거나, 선출직에 도전했던 경력을 가진 외부 필진의 글이 원로나 학자의 일갈과 무게가 같은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 특히 민감한 사안에 있어서는 조금 더 신경쓰는 편이 좋겠다.
△이재훈=영남일보 1면에 지역의 주요 이슈를 비중 있게 배치했으면 한다. 정치·경제 기사보다 지역 내 이슈를 다룬 기사가 먼저 나오고, 각 섹션별로 뒷지면을 구성해야 독자들이 지역신문으로서 정체성을 체감할 것이다. 계속해서 아쉬운 점은 디지털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홈페이지와 지면을 연계해서 인터넷 기사를 보고 지면을 찾게 만드는 전략도 생각했으면 한다. 혹은 디지털 부문을 강화시켜 인터넷으로도 충분히 많은 기사를 볼 수 있게끔 하거나, 중요한 기사를 유료로 보게끔 유도하는 방향도 좋다. TV 편성표가 실리는 지면의 개편 방향도 검토했으면 한다.
△하경환= 4월4일 헌재 탄핵 결정으로 경북 산불 피해 지원 복구와 관련된 이슈가 묻힐까봐 우려되는 측면이 있었다. 4월7일자 칼럼 '大選과 경북 산불 피해 복구'를 통해 이러한 점을 잘 지적했다. 복구 현황을 지속 보도하고, 4월15일자 '폐지 줍는 70대 어르신, 산불 피해 성금 기부'와 같은 따뜻한 기사들도 많이 보였다. 대선으로 인해 전국적인 이슈가 집약될 수밖에 없는 시기다. 영남일보는 지역 언론으로서 산불 피해 복구 현황과 지원, 성금 관련 보도를 꾸준히 이어가길 바란다.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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