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주가 최종 계약(현지시각 7일) 하루 전에 제동이 걸리며, 정부와 국회 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한 '팀 코리아'의 외교 행보마저 무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체코 법원은 한수원 컨소시엄과 경쟁했던 프랑스전력공사(EDF)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본안 소송이 끝날 때까지 계약 체결을 중단시켰다. 이는 단순한 일정 차질을 넘어 한수원과 정부의 리스크 관리 실패를 드러낸 '외교 참사'에 가깝다.
EDF는 이미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절차 이의제기에 대한 체코 당국의 기각 결정에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한수원과 정부는 서명식 일정을 강행하고, 대규모 고위특사단까지 파견한 것은 낙관적 판단에 근거한 무리수로 비칠 수밖에 없다. 체코 원전의 '법률 리스크'를 너무 안이하게 판단한 탓에 '계약 하루 전날'이라는 최악의 타이밍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결국 정부·국회 대표단은 체코 총리, 상원의장 등과의 외교 일정마저 취소한 채 허망하게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게다가 정부는 계약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낌새조차 감지하지 못했다고 하니 대외 정보력, 위기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쉽지만 체코 법원이 본안 판결을 내리기까지 최종 계약의 지연은 불가피하다. 앞으로 본안 소송 과정에서 유럽의 에너지 주권 문제, 경쟁국의 정치·법률적 압박 등 비경제적 변수들이 리스크로 부상할 수 있는 만큼 한수원과 정부는 이에 대비한 전략을 주도면밀하게 짜야 한다. 앞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체코원전 관련 지적 재산권 분쟁을 극복한 '팀 코리아' 경험을 살린다면, 유럽에 K-원전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DF는 이미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절차 이의제기에 대한 체코 당국의 기각 결정에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한수원과 정부는 서명식 일정을 강행하고, 대규모 고위특사단까지 파견한 것은 낙관적 판단에 근거한 무리수로 비칠 수밖에 없다. 체코 원전의 '법률 리스크'를 너무 안이하게 판단한 탓에 '계약 하루 전날'이라는 최악의 타이밍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결국 정부·국회 대표단은 체코 총리, 상원의장 등과의 외교 일정마저 취소한 채 허망하게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게다가 정부는 계약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낌새조차 감지하지 못했다고 하니 대외 정보력, 위기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쉽지만 체코 법원이 본안 판결을 내리기까지 최종 계약의 지연은 불가피하다. 앞으로 본안 소송 과정에서 유럽의 에너지 주권 문제, 경쟁국의 정치·법률적 압박 등 비경제적 변수들이 리스크로 부상할 수 있는 만큼 한수원과 정부는 이에 대비한 전략을 주도면밀하게 짜야 한다. 앞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체코원전 관련 지적 재산권 분쟁을 극복한 '팀 코리아' 경험을 살린다면, 유럽에 K-원전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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