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영천 청제비, 청못에 담긴 교훈

  • 유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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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2  |  수정 2025-05-12 07:55  |  발행일 2025-05-12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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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용기자〈사회3팀〉
경북 영천시 도남동 영천 청제비가 국보로 승격될 것으로 확신한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일 1969년 보물 제517호로 지정된 청제비를 국보 승격 예고했다. 청제비는 영천 청못이라는 저수지를 축조하면서 기록한 내용과 중수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비석이다. 자연석으로 비석의 양면에는 시대가 다른 비문이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라 법흥왕 23년(536) 청못을 처음 축조할 때 새긴 것이고, 뒷면에는 신라 원성왕 14년(798)에 청못을 새로 수리하였을 때 기록한것이다.즉 비석 앞뒷면에 비를 세운 연월일, 공사 명칭, 규모, 내용, 동원된 인원수 등이 기록되어 있다.

청제비 서쪽에는 조선 숙종 14년(1688)에 세워진 청제 중립비가 있다. 내용은 1653년 비가 두 동강이 나 있는 것을 다시 맞추어 세웠다는 것이다.

국보로 승격되면 영천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관광, 문화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제비 국보 승격 예고를 이끌어내기까지 묵묵히 활동해온 '청제비 국보 승격 및 사적 지정 추진위원회(이하 청제추진위)'의 노력에 시민들은 경의와 찬사를 보내고 있다. 청제추진위원장을 맡은 서길수 전 영남대총장, '영천 청제비 국보 승격과 청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제 추진 방안 연구 모임'을 이끈 최순례, 조창호 전 시의원 등 회원들의 피와 땀의 결실이다.

서길수 전 영남대 총장은 국보 승격과 더불어 청제비와 청못이 영천인에게 주는 큰 교훈이 있다고 설파했다. 첫째는 영천에는 저수지가 1천개가 넘는다. 이는 곧 신라가 식량 증산을 위해 영천에 농업단지(요즘 산업단지)를 조성, 삼국통일의 기반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둘째는 1천500여년 동안 청못이 원형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원형 보존이 된 저수지는 유일하다.셋째는 국가, 지역공동체가 관리했다는 것. 분명한 것은 500여년 전부터 광주 안씨 문중에서 청못 관리를 위해 의계(義契)를 조직 관리했다는 것.

의계에 등록된 토지에서 나온 곡물은 절대 사적 사용을 금하며 가뭄 시 기근자, 후대 교육 둥에만 사용하도록 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나눔정신이 담겨 있다. 청제추진위원들은 정기적 학술 모임을 가지며 청제비 국보 승격과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 등재 추진, 청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행보에 발 맞춰 영천시도 청제비,청못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및 기록유산에 등재되도록 힘을 보태고 나아가 영천의 정체성 확립과 청제비, 청못에 담긴 깊은 뜻(교훈)을 후대에 길이 남기는데 소홀함이 없길 당부한다.
유시용기자〈사회3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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