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와 관세 협상 앞둔 한국, 中 협상 참고해 협상력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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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4  |  수정 2025-05-14 07:55  |  발행일 2025-05-14 제27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던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세를 각각 115% 낮추기로 했다. 일단 90일간 적용하고 이 기간에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해 양국 간 관세전쟁은 일단 휴전에 들어갔다. 한국의 1·2위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관세 인하에 합의한 건 천만다행이다.

미국발(發)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면서 5월(1~10일) 들어 대미(對美) 수출이 30.4%나 급감했다. 지난 4월에도 6.8% 감소했다. 미국이 도발한 관세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미국이 영국에 이어 중국과도 협상을 타결한 만큼 다른 국가를 상대로 한 협상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 무역적자가 큰 한국으로 빠르게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5·16일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다. 이 기간 주요국 통상 수장들과 양자 회담은 물론 한미 간 고위급 접촉도 예상된다.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의에 성실히 임하되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현재 관세 협상이 급한 쪽은 오히려 미국이다. 물불 안 가리는 관세 폭탄이 상대국은 물론 자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자국의 무역적자 문제를 관세전쟁으로 해결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의 협상에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자 관세를 대폭 인하해줬다. 영국, 중국의 선례를 면밀히 분석해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7월 통상 패키지 합의를 목표로 한다. 관세 합의 시점을 최대한 늦추도록 미국을 잘 설득하면서 조선, 방위산업 등 우리의 강점을 살려 협상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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