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어제 밝힌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는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유연한 외교 전략을 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우선 한미동맹은 신뢰 기반 복원을 바탕으로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또 한일 협력의 미래지향적 접근,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 등 균형 있는 외교를 강조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이 후보의 이런 외교 정책은 보수진영 결집으로 인해 지지율이 혼조세를 보이자, 다시 중도층 표심에 호소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문제는 쉽게 풀어낼 수 없는 '고차 방정식'이다. 실용외교라는 '모호한 국익론'으로 이 난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실용외교는 이론적으로 타당하지만 자칫하면 원칙 없는 유연성으로 비쳐, 외교적 신뢰를 해칠 수 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유례없는 변화 물결이 밀려올 때마다 '국익'이 무엇인지 그때 그때 방어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중국과 거리를 두지 않으려는 태도는 '등거리 외교'로 보일 수 있다. 여기다 한·일 관계에서 과거사 문제는 원칙적으로, 경제·문화 협력은 실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은 현실 외교의 복잡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구도이다. 북한과의 관계 역시 인권 개선 문제를 언급하면서 대화를 강조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비핵화 등의 구체적 로드맵 없이 원론적 수사(修辭)를 반복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 후보가 제시한 국익 중심의 외교가 공허한 구호에 머물지 않으려면 모호한 실용주의 대신 일관된 기준과 투명한 외교적 설계가 필요하다. 전략 없는 실용은 오히려 외교 리스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문제는 쉽게 풀어낼 수 없는 '고차 방정식'이다. 실용외교라는 '모호한 국익론'으로 이 난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실용외교는 이론적으로 타당하지만 자칫하면 원칙 없는 유연성으로 비쳐, 외교적 신뢰를 해칠 수 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유례없는 변화 물결이 밀려올 때마다 '국익'이 무엇인지 그때 그때 방어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중국과 거리를 두지 않으려는 태도는 '등거리 외교'로 보일 수 있다. 여기다 한·일 관계에서 과거사 문제는 원칙적으로, 경제·문화 협력은 실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은 현실 외교의 복잡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구도이다. 북한과의 관계 역시 인권 개선 문제를 언급하면서 대화를 강조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비핵화 등의 구체적 로드맵 없이 원론적 수사(修辭)를 반복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 후보가 제시한 국익 중심의 외교가 공허한 구호에 머물지 않으려면 모호한 실용주의 대신 일관된 기준과 투명한 외교적 설계가 필요하다. 전략 없는 실용은 오히려 외교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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