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부차드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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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2 07:18  |  수정 2025-06-12 07:26  |  발행일 2025-06-12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 자리한 호수가 최근 화제다. 식물과 덩굴로 뒤덮인 절벽과 아래에 자리한 에메랄드 빛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이 캐나다 로키산맥 산봉우리들이 감싸고 있는 호수를 닮았다고 해서 SNS에 '한국의 캐나다'라고 불린다. 이 곳은 원래 채석장이었던 곳으로, 지금도 40m 높이로 치솟은 절벽이 그 흔적을 웅변한다. 신비로운 에메랄드 빛도 석회석 성분 때문이다. 돌을 캐던 장소가 자연에 의해 복원되어 한 편의 그림같은 풍경을 완성시켰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빅토리아섬에는 캐나다 최고 정원이라는 부차드 가든(The Butchart Gardens)이 있다. 밴쿠버에서 페리를 타고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날씨와 자연풍경·역사가 어우러진 빅토리아에서도 빠질 수 없는 관광지가 22헥타르에 달하는 부차드 가든이다. 5개의 주요 정원에서 계절에 따라 다양한 꽃과 식물이 피어난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 밴쿠버 관광 필수 코스다. 눈길을 사로 잡는 정원이지만 원래는 석회석 채석장이었다. 시멘트 제조업자였던 부차드 부부는 이 곳에서 석회석 채석장을 운영했다. 1904년 채석장이 고갈되자, 흉물로 내버려두기 보다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100년동안 대를 이어 식물을 심고 정원을 가꾸어 세계적인 명소가 됐다.


달성의 호수는 아직 변변한 이름도 없고 공식 관광지로 등록되지도 않았다. 낙석이나 미끄러질 위험도 있지만 안전요원이나 안내시설도 없다. 자칫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출입금지 지역이 될 수도 있다. 달성군에서 선제적으로 나서 새로운 관광명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수십년이 지나 '달성의 부차드가든'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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