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PEC 준비시간 촉박한 만큼 더 정밀한 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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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3 07:16  |  발행일 2025-06-13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4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행사 규모와 중요성에 비해 준비 상황은 여전히 미진한 점이 없지 않다. 경북도가 그저께 밝힌 APEC 준비상황을 보면, 주요 시설 공정률은 미디어센터 20%, 전시장 15%, 만찬장 5%에 머무르고 있다. 경북도는 최신 공법과 기술을 활용하고, 인력과 물자를 집중 투입해 오는 9월 중순까지 공사를 마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체 일정을 고려했을 때 시간이 빠듯한 건 사실이다.


국회 APEC 지원특별위원회도 정부의 준비 상황에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10일 열린 특위 회의에서 의원들은 주요 시설의 공기(工期)가 촉박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플랜B' 마련을 촉구했다. 또 숙소 부족난을 해결하기 위해 '플로팅(크루즈) 호텔'을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문제점를 제기했다. 파푸아뉴기니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시도된 플로팅 호텔을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하면, 국제사회에 '인프라 부족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일리 있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엊그저께 APEC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총력 대응을 주문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트러프 발(發) 관세전쟁 탓에 이번 경주 APEC은 다자 외교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는 행사다. 특히 미·중·러 정상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행사의 격도 높아지게 됐다. 부산 APEC 보다 준비 기간이 3개월 짧지만, 그만큼 대비는 더 철저해야 한다는 의미다. 공사 일정 단축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완성도다. 또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비한 보완책도 마련하는 등 한 치의 실수 없이 행사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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