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가운 대신 학생 점퍼 입은 몽골 엘리트… 대구서 ‘K-진단’ 이식한다

  •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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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6 19:37  |  발행일 2025-06-16
몽골 의사였던 친바트 앙흐졸씨, 대구보건대 전문기술석사과정 중
“대구보건대서 배운 선진 의료 기술, 언젠가 자국에 전파하고파”
대구보건대 마이스터대학 바이오헬스융합학과(바이오진단임상병리전공)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몽골 출신의 친바트 앙흐졸씨. <대구보건대 제공>

대구보건대 마이스터대학 바이오헬스융합학과(바이오진단임상병리전공)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몽골 출신의 친바트 앙흐졸씨. <대구보건대 제공>

몽골 국립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지 국립 중앙병원에서 8년간 내과 의사와 교수로 재직했던 '베테랑 의료인'이 대구의 한 전문대학 실습실에서 다시 현미경을 잡았다. 대구보건대 마이스터대학 전문기술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친바트 앙흐졸(41) 씨가 그 주인공이다. 자국에서 흔히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가 의사라는 기득권을 잠시 내려놓고 한국행을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몽골의 낙후된 의료 현장을 바꿀 '진단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서다.


앙흐졸 씨가 전공으로 선택한 바이오진단임상병리는 몽골 의료계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질병 데이터베이스(DB) 체계화를 해결할 핵심 열쇠다. 그는 인적 자원이 부족하고 환자 사례 관리가 체계적이지 못한 모국의 보건 환경을 언급하며, 한국의 선진화된 임상 데이터 관리 방식을 이식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어릴 적부터 품어온 유학의 꿈을 위해 한국의 보건·의료 교육기관들을 수년간 추적해온 그는, 50년 넘게 보건 분야에 특화된 대구보건대의 전문성을 확인하고 5년 전 대구에 정착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마이스터대학은 교육부가 고숙련 전문기술인 양성을 위해 인가한 '전문학사-학사-석사' 통합 교육 체계다. 단순히 이론을 탐구하는 일반 대학원과 달리, 바이오 진단기술이나 재활치료 로봇, 디지털 치과기공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즉각 활용 가능한 고도화된 실무 기술에 교육 역량이 집중되어 있다. 앙흐졸 씨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미국이나 유럽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선진형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앙흐졸 씨의 행보는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맞은 지역 대학들이 해외 엘리트 인력을 재교육하는 '지식 수출 허브'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언젠가 모국으로 돌아가 한국에서 익힌 시스템을 전파해 몽골과 한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몽골의 의료계 후배들에게 한국의 특성화 교육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는 의사도 덧붙였다.


현장 실무 능력을 극대화한 대구보건대의 마이스터대학 과정은 현재 바이오진단 외에도 의료융합 방사선, 신기술 덴탈헬스케어 등 5개 전공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앙흐졸 씨와 같은 유학파 의료인들의 유입은 지역 대학이 '글로컬(Glocal)' 대학으로서 새로운 생존 전략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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