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69만 원?”…저수가 광고 믿었다가 과잉진료 피해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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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6 19:32  |  발행일 2025-06-16
2020~2024년 임플란트 상담 7천건 넘어…대구·경북도 증가세
“뽑지 않아도 될 치아까지 발치 권유”…무분별한 과잉진료 현실화
2020~2024년 임플란트 관련 소비자 상담 현황.

2020~2024년 임플란트 관련 소비자 상담 현황.

대구시치과의사회 등이 최근 대구 지하철 반월당역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대구시치과의사회 제공>

대구시치과의사회 등이 최근 대구 지하철 반월당역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대구시치과의사회 제공>

"충치 치료만으로도 괜찮다고 들었는데, 그 병원에선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냥 이를 빼자고 하더군요. 너무 불안했습니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에 사는 60대 김모씨는 최근 SNS에서 '임플란트 69만원, 대구시민 특별가'라는 광고를 보고 상담을 신청했다. 광고 속 병원은 온라인상에서 "합리적 가격, 빠른 치료"를 강조하며 무료 상담을 제안했다. 김씨는 광고 속 링크를 눌러 이름과 전화번호를 입력했고, 곧이어 전화가 걸려왔다.


진료 예약 후 방문한 병원에선 엑스레이 촬영을 마친 뒤, "어금니는 빼고 임플란트를 심는 게 낫다"고 했다. 별다른 설명 없이 발치를 전제로 한 상담에 의심이 든 김 씨는 다른 치과를 찾았다. 그 곳에선 "해당 치아는 신경치료만 해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 씨는 "싸게 한다는 말에 혹해서 갔지만, 뭔가 이상하단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며 "설명을 듣는 순간, 의료라기보다는 영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저수가 중심의 SNS 광고에 현혹돼 과잉진료 및 정보 유출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치과 진료가 상업적 마케팅에 휘둘리면서, 시민들이 불필요한 시술이나 부작용에 노출되고 있는 것.


공정거래위원회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2020년~2024년까지 최근 5년간 임플란트 관련 소비자 상담은 전국적으로 7천14건에 달했다. 이 중 대구는 191건, 경북은 117건이다. 지역적으로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특히 대구는 해마다 꾸준히 30~40건 이상씩 접수되고 있다. 지난해엔 44건으로 역대 가장 많은 상담 건수를 기록했다. 경북도 2022년 12건이었던 상담 건수가 2023년 34건으로 늘었다. 불법광고에 따른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구시치과의사회는 이 같은 문제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불법광고 치과의 폐해를 다룬 캠페인을 진행했다. 올해는 한국소비자원과 시민계도 캠페인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는 대구의 유동인구 밀집 지역인 반월당·범어네거리 등 주요 사거리 전광판을 비롯해, 대구도시철도 1·2·3호선 주요 5개 역사 DID 광고, 지하철 전 역사 행선지 안내 시스템을 통해 불법광고와 과잉진료의 위험성을 알리는 영상 콘텐츠를 송출 중이다.


대구시치과의사회 측은 "요즘 SNS나 지하철 광고에서 흔히 보이는 '지역민 특별가' '단돈 몇십만 원' 식의 문구는 환자 입장에선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과잉진료와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치과 진료는 의료적 판단과 윤리, 신뢰를 토대로 해야 하며, 이를 무너뜨리는 일부 저수가 공장형 치과의 행태는 전체 의료계 신뢰를 훼손시킨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한치과의사협회에 자율징계권을 부여해 치과계 내부의 감시와 규율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는 제언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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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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