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시계’ 손목 위 열풍…스마트워치로 번진 이재명 상징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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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7 16:46  |  발행일 2025-06-17
비공식 워치페이스 자발적 제작·확산
2030이 만든 대통령과의 ‘일상 속 접점’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디지털 대통령 시계' 열풍. 한 시민이 스마트워치 배경화면으로 대통령 휘장과 '대통령 이재명' 서명이 들어간 워치페이스를 설정한 모습. 공식 굿즈 출시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으로 제작·공유된 이미지다.<영남일보 독자 제공>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디지털 대통령 시계' 열풍. 한 시민이 스마트워치 배경화면으로 대통령 휘장과 '대통령 이재명' 서명이 들어간 워치페이스를 설정한 모습. 공식 굿즈 출시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으로 제작·공유된 이미지다.<영남일보 독자 제공>

"시계를 볼 때마다 대통령이 함께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40대 직장인 박모씨(대구 달성군 다사읍)는 최근 스마트워치 배경을 교체했다. 흰 배경 중앙에 대통령 휘장과 '대통령 이재명' 서명이 깔끔하게 들어간 화면이다. 단정하고 간결한 워치페이스는 흔한 장신구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는다. 박씨는 "직장에서도 '이거 진짜 공식이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며 "대통령을 지지하는 마음을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좋아했다.


▲'대통령 시계'가 손목 위로…2030 자발적 참여 확산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른바 '대통령 시계' 열풍이 번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자필 서명과 휘장을 응용한 스마트워치 배경화면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제작·공유되고 있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워치페이스를 직접 제작하거나 온라인에서 내려받아 자신의 시계 배경에 적용하고 있다.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시대정신과 국정 철학을 담은 상징"으로 여긴다. 출근길, 회의 중, 일상의 틈틈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떠올리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디지털 창작과 서명운동, 일상의 국정 참여


배경화면 제작은 하나의 디지털 창작 행위로 진화했다. 배경색은 검정·네이비·아이보리 등으로 커스터마이징되고, 자필 문구나 금색 서체를 강조한 감성적 버전도 등장했다. 손목 위에서 펼쳐지는 디지털 서명운동이자, 국정과 일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형식의 참여로 주목받고 있다.


전유진 전 더불어민주당 대구 달성군지역위원장은 "대통령 국정 철학을 내 삶의 루틴 안에 두고 싶었다"며 "뉴스보다 먼저 대통령 상징을 손목에서 확인하는 것이 디지털 주권 시대의 실감"이라고 했다.


▲기념 시계의 역사…박정희 시절부터 이재명까지


대통령 기념 시계의 기원은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마을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한 뒤, 직접 일본제 기계식 시계를 선물한 것이 시초다. 당시 국내 시계 산업이 미비했던 까닭에 세이코, 오리엔트, 시티즌 등 일본 업체가 제작을 맡았다.


1980년대 후반 노태우 전 대통령 시기부터는 쿼츠 무브먼트가 탑재되고 디자인도 사각형으로 변화했다. 이때부터 기념 시계는 '포상'에서 '기념품'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계는 '0'과 '3'만 새겨진 독특한 디자인으로 '영삼 시계'라 불렸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 시계를 추가 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자이툰 파병, 여성용 등 다양한 버전을 내놓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계는 본인과 부인의 친필 사인이 특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계는 극소량만 제작돼 여당 의원들조차 접하기 어려웠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시계는 클래식·금장 버전으로 구성됐다.


▲'비매품'의 프리미엄…중고 시장·가품 주의보


대통령 시계는 개당 제작 비용이 3만~4만 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유번호가 부여돼 관리된다. 비매품인 대통령 시계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최고 60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소유권은 증정과 동시에 개인에게 귀속되므로 거래 자체는 합법이다. 다만 기념품이 공직자를 통해 나왔다면 윤리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


특히 진품 여부가 불분명하거나 사칭 사례도 있어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2006년 청와대 기념품점에서 판매된 일반 시계를 '대통령 선물'이라 속여 사기를 친 사례가 있었고, 2009년에는 이명박 대통령 서명이 찍힌 가짜 시계를 대량 제조·판매한 일당이 검거되기도 했다.


청와대 기념품점에서 판매하는 시계는 푸른 청와대 문양만 있고, 대통령 서명과 봉황 휘장이 빠져 있어 진품과는 구분된다.


▲외국 사례는?…기념 메달이 주류, 시계는 예외


외국에서는 대통령 시계 문화가 일반적이지 않다. 미국은 주로 기념 메달이나 동전을 제작하고, 백악관 방문객용 기념품 시계 정도가 전부다. 예외적으로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자필 서명이 들어간 시계를 200여 개 주문해 외교 선물로 활용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도 비공식적으로 제작된 바 있다. 영국은 왕실 기념 시계를, 일본은 일왕 즉위식 같은 특별 행사에 맞춰 기념 시계를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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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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