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어제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 )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3일 김병기 의원을 원내사령탑으로 뽑았다. 이로써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회 운영의 새로운 진용이 갖춰졌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법안·추경 처리부터 인사청문회, 원(院) 구성까지 주요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여야 원내사령탑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협치를 통해 민생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입법권과 행정권을 동시에 쥔 여당은 의회 권력 남용과 과속을 무엇보다도 경계해야 한다. 국민이 대선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주문한 것은 권력의 균형과 절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만남을 정례화하겠다"라며 협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은 물론 상임위원회 운영 방안, 대법관 증원 등의 현안을 일방 처리한다면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다. 국힘 원내지도부 역시 과감한 내부 쇄신과 함께 거대 여당 견제, 민생 회복을 도모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최근 내홍과 지지율 급락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국힘은 20%대 지지율로는 소수 야당 노릇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 '파괴적인 개혁'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를 토대로 견제와 협력이라는 '건설적 야당' 역할에 매진한다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작금의 국내외 상황은 여야가 힘을 모으지 않으면 헤쳐나가기 어렵다. 중동 위기, 트럼프 관세 등 급박한 정세는 침체된 우리 경제를 더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의 목적은 민생이고, 방법은 소통이다. 이제 정치가 국민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협치가 곧 민생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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