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동전쟁 확전 위기…안보·경제 파장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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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23  |  발행일 2025-06-23 제23면

중동 정세가 '시계 제로'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협상 시한'을 제시한 지 불과 이틀여만인 어제 이란의 핵시설을 기습 폭격,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직접 개입하면서다. 트럼프가 국내외 반대 여론에도 강공에 나선 것은 이란의 '핵무기 완전 포기'를 관철하려는 의도다. 더 이상 미적대다 자신의 임기 초반에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된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란은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친이란 무장세력들도 동조하는 형세여서, 중동 전쟁의 확전 우려가 한층 커지게 됐다.


미국의 개입은 양국 간의 분쟁에서 '미국의 전쟁'으로 비화된다. 화약고인 중동에서 다국적 충돌로 확산하면 세계 안보와 경제에는 물론, 우리나라에도 미치는 파장이 크다. 우선 핵 개발 위험을 무력으로 해결하는 선례를 남기면, 대화에 불응하는 북한의 핵 문제 처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다 동맹국을 '머니 머신'으로 인식하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군사지원을 요청하거나, 동맹국의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는 압박 강도를 높일 수 있다. 앞서 미국은 동맹국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지출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불황에 허덕이는 국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대통령실이 어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 긴급 안보 경제 상황 회의를 하는 등 발 빠른 대처에 나선 것은 그만큼 중동 상황의 파장을 엄중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국민을 안심시키기에는 미흡해 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하루빨리 외교안보, 경제분야의 내각부터 진용을 갖추고, 어려운 민생과 불안한 국제 정세에 정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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