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혀’ 성홍열 8년 만에 유행…대구 어린이 환자 8배 급증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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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24 07:22  |  발행일 2025-06-24
“목감기인 줄 알았어요”…아이들 ‘딸기혀’로 병원행
감기·독감과 증상 비슷…진단 늦으면 합병증 위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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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화원읍에 사는 주부 김모(35) 씨는 지난주 6살 난 아들이 열이 나고 목 통증을 호소하자 동네 소아과를 찾았다가 '성홍열' 진단을 받았다. 감기인 줄 알았던 김 씨는 혀가 빨갛게 부풀고 표면이 오돌토돌해지는 이른바 '딸기혀' 증상과 함께 성홍열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아들은 항생제 치료를 받고 현재 상태가 호전됐다. 하지만 그는 "이런 병이 다시 유행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걱정했다.


8년 만에 다시 고개를 든 성홍열이 대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10세 미만 어린이에게 집중적으로 발병하면서, 학부모들과 보육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집계된 대구지역 성홍열 환자 수는 총 86명이다. 지난해 동기(11명)대비 7.8배나 늘었다. 이 중 10세 미만 어린이가 72명으로, 전체 83.7%를 차지했다. 전국적으론 3천809명으로 지난해 동기(1천506명) 대비 2.5배 늘었다.


성홍열은 A군 연쇄상구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갑작스런 고열과 두통, 인후통으로 시작해 하루 이틀 내에 온몸에 붉은 발진이 퍼진다. 초기엔 일반 감기나 독감과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성홍열 유행은 3~4년 주기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으나, 2017년 이후 잠잠했던 유행이 8년 만에 재현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집단 면역 형성 지연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한 수성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성홍열은 항생제에 잘 반응하지만, 폐렴·수막염·류마티스열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감염이 의심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체생활을 하는 영유아의 경우, 전염성이 강한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원은 최소 하루 이상 중단해야 한다. 항생제를 복용해도 초기 24시간은 전파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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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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