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관광의 새 물결, 디지털과 로컬에서 길을 찾다

  •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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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27 07:06  |  발행일 2025-06-27
경주 APEC 앞두고 열린 국제심포지엄서 경북관광의 미래 방향 제시
MICE 전략, AI 기술, 로컬 콘텐츠까지…9인의 전문가가 해법을 말하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제14회 경북문화관광산업 활성화 국제심포지엄'이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APEC 성공 개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문화관광·도시재생·디지털 기술 분야 전문가 9명이 참여해 경북 관광의 미래를 설계할 전략과 해법을 제시했다. 개회식에서 손인락 영남일보 사장은 "기술이 경험을 디자인하고 데이터가 소비를 이끄는 디지털 퍼스트 시대에 살고 있다"며 "APEC 성공과 함께 경북을 디지털 관광의 허브로 도약시키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는 APEC 개최라는 특별한 시점을 맞아 지역 주도의 특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산업과 문화, 관광이 융합된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승현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사장, "APEC 이후, 경주를 글로벌 MICE 도시로"

지역산업 연계·지속가능 생태계 조성으로 국제도시 위상 강화 제안

윤승현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사장

윤승현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사장

윤승현 <재>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사장은 APEC 정상회의는 경주가 세계 속 MICE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이를 계기로 경주가 국제회의, 기업회의, 인센티브 관광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밝혔다. APEC 이후를 대비한 전략으로 △산업별 맞춤형 MICE 개발 △전문인력 양성 △국제행사 유치 확대 △지속가능한 운영 생태계 조성 등을 제안했다. 지역 대학과의 연계, MICE 고등학교·기관과의 협력, ESG 기반 탄소중립 운영 등도 함께 추진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특히 "경주의 유산산업, 한옥문화, 원자력, 물정화기술 등을 중심으로 산업+MICE 융합형 전시·포럼·인센티브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속 가능한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광민 문화관광연구원 박사, 마이스 기반 지역활성화 전략 제시

"MICE는 경제 파급효과 526조…경북, 로컬 연계 콘텐츠 전략 필요"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MICE 산업의 경제적 효과와 경북형 지역활성화 전략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정 박사는 "전시·컨벤션 개최 및 참가에 따른 전 세계 지출은 약 239조원이며 경제적 파급효과는 526조원에 이른다"며 "마이스 산업은 지역 발전을 이끄는 촉진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광민 박사는 마이스 산업에도 기술 융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AR·VR 기술, 위치기반 서비스 등 스마트 기술의 접목이 지역 마이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의 우수한 콘텐츠와 산업을 결합한 융복합형 대규모 국제회의를 기획·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대영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폐선부터 군부대지역 인프라, 관광의 미래다"

MZ세대 경험 소비에 대응한 유휴자원 재해석 강조

정대영 경기연구원 경제사회연구실 연구위원

정대영 경기연구원 경제사회연구실 연구위원

정대영 경기연구원 경제사회연구실 연구위원은 "지역 인프라는 단순한 기반시설이 아닌, 공간 경험과 콘텐츠의 장"이라며 관광산업의 관점에서 이를 새롭게 활용하는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위원은 "MZ세대는 팬덤과 디깅 문화에 기반한 '경험 소비'를 중시한다"며 "기존 관광지보다 로컬성과 취향 기반 콘텐츠를 더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팝업스토어, 챌린지 콘텐츠, 미술관 인증 문화 등 변화된 수요에 맞춘 관광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버려진 폐철도, 공장, 수변 공간 등 유휴 인프라가 관광지로 재생된 국내외 사례를 제시하며, "경주처럼 역사문화가 풍부한 도시일수록 산업·생활·그린 인프라 자산의 재해석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상원 경희대 스마트관광원 학과장, "관광객은 움직이고, AI는 예측한다"

이동데이터·AI 기반 관광전략 제시

박상원 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원 학과장

박상원 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원 학과장

박상원 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원 교수는 "AI는 이제 관광객의 이동을 예측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핵심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광산업에서 AI가 제공하는 대표적 효용으로 △맞춤형 여행 추천 △여행계획 자동화 △운영비용 절감 △콘텐츠 생성 자동화 등을 제시하며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박 교수는 관광객 동선예측 기반 관광추천 시스템을 소개하며 "이 시스템은 향후 지역 내 소도시 관광지로의 분산 유도, 과밀 방지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AI와 과학 기반 분석은 이제 관광정책 설계의 기초 자료가 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데이터 기반의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미화 계명대 산학협력중점 교수, "스마트관광, 데이터 없는 현장은 없다"

관광플랫폼 활성화 중요…빅데이터 활용 강조

장미화 계명대학교 산학협력중점 교수

장미화 계명대학교 산학협력중점 교수

장미화 계명대학교 산학협력중점 교수는 "스마트관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하며 정보통신기술(ICT)과 데이터 기반 분석이 관광산업의 미래를 바꿔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천시의 '제철트립'을 소개하며 김천은 김밥·포도축제 등의 콘텐츠가 SNS와 결합해 관광 유입을 이끌었고, 연화지 릴스 영상은 1천만 조회수를 넘기는 등 정량적 빅데이터 분석은 외지인 방문 증가율, 지출, 인기 지역·연령대 등 정책 결정에 실질적인 근거를 제공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지자체의 관광 앱이 60개가 넘지만, 콘텐츠 부족과 업데이트 어려움으로 이용률이 낮은 상황"이라며 "스마트관광은 결국 데이터와 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할 수 있는 체계에 달렸다"고 밝혔다.


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관광, 플레이어블하게…지역을 움직이는 경험의 힘"

'보는 관광'에서 '참여하는 콘텐츠'로 전환…경험 기반 지역관광 모델 제안

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는 "관광은 더 이상 단순한 이동이 아닌, 참여와 몰입을 통한 '경험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플레이어블 관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체험형 콘텐츠 사례를 중심으로, 단순 관람 중심의 박물관·전시관이 아닌 이야기·역할·기술이 결합된 몰입형 콘텐츠 공간의 확산을 제안했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즐기는 시나리오형 K-콘텐츠, 성수동에서 하루 200개 팝업스토어가 경쟁하는 시장, 폐교를 테마파크로 바꾼 체험 공간 등은 지역 관광의 새로운 성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APEC을 앞둔 경북과 경주도 지역의 유휴 공간과 이야기를 체험 콘텐츠로 연결하는 디지털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길 개항로프로젝트 대표, "도시의 서사는 틀을 깨야 살아난다"

'마계인천' 실험으로 제시한 로컬관광의 전환점

이창길 개항로프로젝트 대표

이창길 개항로프로젝트 대표

이창길 개항로프로젝트 대표는 "도시는 인간이 경험하고 기억하는 살아있는 가치의 공간"이라고 했다. 인천 개항장 일대를 중심으로 전개해온 30여 개의 실험적 공간 콘텐츠와 축제를 소개했다. '마계인천'은 전통적 관광지 구성과 완전히 다른 세계관을 가진 콘텐츠 집합체로, 현재 젊은 관광객과 창작자들 사이에서 강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폐허가 된 상가·노포·공장을 로컬 브랜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고 지역민의 기억과 감성, 방문자의 놀이적 감각을 결합하는 기획을 해 왔다. 이 대표는 "도시 콘텐츠는 행정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획자·디자이너·예술가가 경험 중심으로 재해석해야 한다"며 "경주처럼 유서 깊은 도시일수록 더 다양한 시선과 방식이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혁주 비로컬 대표, "지역에서 살고, 만들고, 연결하라"

로컬크리에이터 생태계 통한 관광 활성화 전략 제시

김혁주 로컬크리에이터 비로컬 대표

김혁주 로컬크리에이터 비로컬 대표

김혁주 로컬크리에이터 비로컬 대표는 "이제는 지역이 누군가를 유치하는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가고 싶은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안에서 삶·창작·소비가 순환되는 로컬 비즈니스 생태계가 관광의 핵심 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로컬 생태계 모델은 '장소성', '콘텐츠 큐레이션', '고객 경험', '플랫폼'이 결합된 구조로, 이는 창의적 라이프스타일과 도시 재생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해법이기도 하다. 재주상회, 행궁동 공존공간, 어반플레이 등 지역 거점 기반의 콘텐츠 기획 사례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크리에이터들이 살고 싶고 만들고 싶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역 기반 창업·콘텐츠·마케팅을 통합한 관광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예인 남산선비마을 대표, "청년과 고령자가 함께 만든 마을호텔"

영주 도시재생 주목, 지속가능한 로컬 비즈니스 모델 발표

이예인 남산선비마을 마을기업 대표

이예인 남산선비마을 마을기업 대표

이예인 남산선비마을 마을기업 대표는 고령화 지역의 지속가능한 전환 모델로서 '영주 남산선비마을' 사례를 소개했다. 영주시 휴천동 일원에 조성된 남산선비마을은 2018년부터 5년간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공동체식당(할머니 밥집) △프리미엄 숙박공간△어린이 돌봄센터 등을 갖춘 마을 기반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 대표는 "청년과 어르신이 협업해 마을에서 식당과 숙소를 운영하며, 지역 안에서 일자리와 관계인구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마을기업에는 청년 2명과 노인 7명이 고용돼 있으며, 숙박공간 '남선 프리미엄 스테이'는 한 달 평균 매출 1천500만 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 로컬푸드 밀키트 등은 온라인 펀딩과 유튜브 쇼핑 등으로 확장되며 브랜드화에도 성공했다.


26일 오후 경북 경주시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2025 경북문화관광산업 활성화 국제심포지엄' 개회식에서 손인락 영남일보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26일 오후 경북 경주시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2025 경북문화관광산업 활성화 국제심포지엄' 개회식에서 손인락 영남일보 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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