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대구 북구 노곡동 일대가 집중호우로 침수되면서 소방 구조대가 고무보트를 이용해 긴급 구조 작업에 나서고 있다. 주민 일부는 고립돼 구조됐고, 차량 수십 대가 물에 잠기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노곡동 전역이 물에 잠긴 가운데 하천 주변 도로와 주택가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확인됐다. 마을 중심도로는 흙탕물로 덮였고, 주차된 차량들이 물속에 반쯤 잠겼다. 상점 앞 도로와 주택 진입로는 진흙과 쓰레기로 뒤덮였으며, 일부 주민들이 침수 현장을 빠져 나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노곡동은 과거에도 상습 침수 피해가 반복됐던 지역이다. 2010년 7월과 8월, 집중호우로 각각 주택 44채와 80채, 차량 96대와 30여 대가 침수됐던 전례가 있다. 당시에도 마을 뒤편 산지에서 쏟아져 내려온 쓰레기와 토사 등이 배수펌프장 제진기를 막아 금호강 유입이 지연되며 피해가 컸다.

이번에도 제진기(除塵機) 작동 오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취재 결과, 침수 당시 배수펌프장 내 제진기 작동이 멈춘 정황이 포착됐다. 제진기는 유입되는 물에서 나뭇가지나 쓰레기를 걸러내는 장치로, 오작동 시 배수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구시는 "일부 장비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 중이며, 침수 원인은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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