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전 10시30분, 대구를 비롯한 중부·남부 지방에 폭우가 쏟아지며 동대구역에는 열차 지연 안내가 잇따랐다. 서울·부산 방면 주요 열차가 줄줄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면서, 역사 대합실은 발 묶인 승객들로 북적였다.

동대구역 출발 전광판에는 'KTX 205 마산행 68분 지연', 'SRT 317 부산행 53분 지연', 'ITX 새마을 1021 신해운대행 취소' 등의 문구가 붉은 글씨로 떠올랐다. 여행객과 출장객, 가족 단위 승객들이 전광판 앞에서 발을 멈춘 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계속된 방송 안내에도 승객들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일부는 전광판 아래에 앉거나 서서 지연 시간만 반복해 되뇌었고, 아이와 함께 여행을 온 가족, 짐을 든 노년 승객들은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었다.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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