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원시장 공중화장실 전경. 화원초등학교 유휴 부지에 조성된 이 화장실은 21일 장날을 맞아 본격 운영에 됐다. 경관형 외관과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이 시설은 주민과 시장 이용객들의 오랜 불편을 해소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달성군 제공>
21일 오전 10시 대구 달성군 화원시장. 국도 5호선과 맞닿은 입구에서 시장 아케이드까지 구름 인파가 몰려 발디딜 틈이 없었다. 고무대야를 낀 좌판과 북적이는 생닭집, 상인들 호객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시끌벅적했다. 그 틈사이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은 작은 건물 하나가 한눈에 들어왔다. 화원초등학교 울타리 옆에 자리 잡은 화원시장 공중 화장실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외벽과 출입문은 목재 느낌의 판넬로 마감됐다. 깔끔하고 단정해 보였다. 입구 양옆에는 키 작은 측백나무가 규칙적으로 식재돼 시각적으로도 안정감을 줬다. 회색 콘크리트 바닥에는 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도 설치됐다.
화장실은 남녀 각 1동씩 총 36㎡ 규모로 조성됐다. 남자화장실에는 소변기 4기와 대변기 3기, 여자화장실엔 대변기 4기가 설치됐다. 모든 공간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춰졌다.
벽면에는 '화원시장 화장실'이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전통시장 경관에 어울리도록 외관도 설계됐다.
공중화장실은 화원초등 내 사용되지 않던 교직원 사택 자리에 지어졌다. 달성군과 대구시교육청, 화원초등이 함께 교육부 학교복합시설 공모에 응모했다. 지난해 최종 선정되면서 화원시장 화장실은 비로서 빛을 보게 됐다.
지난 18일 문을 연 화원시장(5일장) 공중화장실이 장날(21일)을 맞아 본격적으로 동네 주민들에게 선을 보이게 됐다. 평일엔 유동인구가 적어 사실상 이날이 실질적 개장일이었다.
시장을 오가는 이들마다 "진짜 깨끗하다"는 말이 터져 나왔다. 장을 보러 나온 김정희(64·달서구 진천동)씨는 손부채로 땀을 식히며 "예전엔 화장실을 가려면 시장 안쪽까지 걸어가야 했다"며 "이제는 들어서자마자 있으니 정말 편하다"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70대 상인도 "시장 내에 번듯한 화장실이 생겨서 앞으로 고객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화장실을 만들어 준 달성군 등에 감사하다"고 했다.
최근 현장을 다녀간 최재훈 달성군수는 "그간 화원시장과 관련해 가장 많이 들어온 민원이 바로 화장실 문제였다"며 "학교와 시교육청의 협조 덕분에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유휴공간을 주민 중심 생활 인프라로 조금씩 바꿔가겠다"고 부연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