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풍경과 공간에 대한 예술가의 통찰을 엿보다...우손갤러리 대구, ‘흐르는 풍경, 쌓인 형태’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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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21 15:50  |  수정 2025-07-21 15:56  |  발행일 2025-07-21
김세은, 김정은, 문이삭, 이승애, 황원해 작가 참여
회화·조각·영상 등 다양한 작품 선봬...8월23일까지
라인문화재단 디렉터 고원석 큐레이터 기획 전시
황원해 'Spinner'<우손갤러리 제공>

황원해 'Spinner'<우손갤러리 제공>

평소 우리가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을 예술가의 다채로운 시선으로 통찰한 전시가 대구에서 열려 눈길을 끈다. 도시 속 여러 장소가 품은 기호적 이미지에 다양한 감각을 결합한 작품을 통해 '장소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전시로 기대를 모은다.


우손갤러리 대구는 오는 8월23일까지 '흐르는 풍경, 쌓인 형태(Fluid City, Layered Forms)'를 개최한다.


라인문화재단 디렉터 고원석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김세은, 김정은, 문이삭, 이승애, 황원해 작가가 참여해 각자의 개성적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참여 작가들은 회화와 조각,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통해 '흐름'과 '쌓임'의 관계 사이를 오간다.


먼저 1층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Spinner' 등 황원해의 작품은 파괴된 건축물에 곁들여진 추상성에 눈길이 간다. 폐건축물과 더불어 제어할 수 없는 어떤 흐름이 혼재된 듯한 회화작품은 곳곳에 건축적 요소를 품고 있지만, 전체적 흐름은 결국 추상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황원해의 또 다른 작품인 'LAX'는 미국 로스엔젤레스국제공항의 별칭이다. 별다른 의미 없는 기호인 'X'가 공항이라는 장소를 상징하게 된 과정을 선면화를 통해 표현한다.


문이삭 작<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문이삭 작<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문이삭 작가의 원통형 조각 작품들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0여 종류의 흙을 섞어 만든 문 작가의 작품은 둥근 나무기둥과 원통이 연결돼 있는데, 마치 건축의 그것처럼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하는 콘셉트를 적용했다. 문 작가는 "우리는 늘 조각의 외관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 내면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작가는 작품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흙피리를 부착했다. 흙피리는 작품 내부의 빈 공간에 대한 가치와, 원통의 각 부분이 서로 연결된 공간임을 증명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승애 작가의 작품이 우손갤러리 대구에서 전시 중이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이승애 작가의 작품이 우손갤러리 대구에서 전시 중이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이승애 작가의 애니메이션 작품 '디스턴트 룸_시그널Ⅱ'.<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이승애 작가의 애니메이션 작품 '디스턴트 룸_시그널Ⅱ'.<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전시장 2층에서는 이승애 작가의 영상 및 회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작가의 애니메이션 '디스턴트 룸_시그널Ⅱ'에는 런던과 서울의 이미지가 중첩돼 있다. 흑연의 회화적 표현이 두드러지는 이 작품은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영국 런던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비롯됐다. 런던과 서울에 각각 자리한 작가의 작업실 공간이 교차하는 모습에서 얽히는 시공간의 형태에 시선이 간다.


김정은 'overlay Mapping_boundary1'<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김정은 'overlay Mapping_boundary1'<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김정은은 지도와 신체적 감각을 결합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회전하는 필터가 특정 구간을 통과하면 도시의 여러 장소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김 작가는 "물리적 공간을 디지털로 변환하면서 도시가 어떻게 흐르고 변화하는지에 대해 탐색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세은 작가는 도시의 구조물들을 반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마치 차량을 타고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속도감 속에서 무언가를 응시할 수 있는 흐름의 발견을 기대할 수 있다. 일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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