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은 삼복(三伏) 더위에 기력 보충하는 전통 국민 보양식이다. 닭고기에 인삼, 마늘, 찹쌀 등 따뜻한 성질의 식자재로 더위에 지친 체력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 조사한 지난 5월 대구시의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6천333원이다. 지난해 5월보다 333원이 올랐다. 서울지역 삼계탕 가격은 2만원에 근접한다. 서울시민들은 삼계탕 대신 소고기를 먹자고 푸념한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급등한 물가 영향으로 가정집에서 요리하는 삼계탕 가격도 올랐다는 것이다. 물가 전문기관이 조사한 전통시장에서 영계 네 마리와 수삼 네 뿌리, 찹쌀 네 컵 등 7가지 재료가 포함한 4인 가족 삼계탕 구매 비용은 3만6천260원으로 1인분에 9천 원이 넘는다. 이는 5년 전(2만6천870원)보다 34.9%, 지난해(3만2천260원)보다 12.4% 오른 것이다. 매년 조금씩 오르던 삼계탕의 핵심 영계는 폭염 속 집단 폐사와 복날 특수까지 겹쳐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찹쌀은 재배면적 축소로 인한 생산량 감소, 마늘과 대파도 생육 부진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올해 최저임금 시급 1만30원을 고려하면 가장이 한나절 일해도 4인 가족이 겨우 삼계탕 한 그릇을 끓일 수 있을 정도다. 서민의 세시풍속 음식을 대표하는 삼계탕은 더는 서민 음식이 아닌 것이다. 한 끼 먹기에 부담을 느끼는 서민 음식은 단순한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국민 삶의 질과 연결된 건강 문제다. 국민이 건강한 여름 보양식을 언제라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대책은 없을까. 서민 물가를 챙겨야 하는 것은 정부의 선택이 아닌 의무와 책임이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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