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농축산물 시장개방 확대 검토 관련 농민단체 초청 긴급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을 구성하는 국회 '장관 후보자 청문회 정국'을 통해 여야가 향후 '정국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공방에 돌입했다. 야당은 이진숙 교육부·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정동영 통일부·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까지 낙마를 노릴 태세다. 반면 여당은 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으로 국면을 전환해 야당을 궁지에 모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앞으로 남은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향후 여야 주도권 싸움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인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였고 범여권 내 소수 정당과 여성·시민사회 단체에서도 균열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여 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강 후보자에 대해 장관직 사퇴를 넘어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또 정·안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지명 철회'를 촉구하며 정부를 더욱 압박했다. 안 장관은 8개월 연장 복무 논란과 '임성근 구명 로비' 연루 의혹을, 정 장관은 태양광 관련 법안에 대한 '이해충돌'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정재(포항 북구) 의원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진숙, 강선우 후보도 문제지만 앞으로 남은 후보자들도 문제가 많다. 정동영·안규백 후보자에 대한 의혹도 철저히 검증해 국민들께 소상히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정부 정책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사도 문제지만 정치적인 이슈의 문제도 있다. 오늘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도 실패했고, 법인세 인상·상법 추가 개정·노란봉투법은 기업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법"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정책 문제점들이 계속해서 드러날 것으로 보여 국민들에게 사실 그대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가 우선 정리 돼야 동력을 받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조경태 의원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대여 투쟁 동력을 많이 상실했다. 국민적 신뢰를 잃어버린 상태에선 어떤 말을 해도 납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전당대회가 중요하다. 당이 정상적으로 재정비가 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도중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들을 적극 방어하는 동시에 '3특검'을 부각하며 국민의힘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송 비대위원장의 요구에 대해 "4년 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직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정강이를 걷어차는 등 폭행을 일삼은 사람이 할 소리인가"라고 반박했다.
문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모두 특검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피의자에게 허용된 것은 특검과 법원이 통지한 날짜에 출석해 성실하게 수사받고 재판받는 것 뿐"이라며 특검을 부각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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