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 막히는 더위가 전국을 집어삼킨 26일, 대구 서구 이현공원은 열기 대신 웃음과 물소리로 가득 찼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이날, '제8회 가족사랑 아이스축제'가 무더위를 정면으로 맞으며 도심 한복판에 시원한 돌파구를 열었다.
가장 큰 인기를 끈 건 수박 먹기 대회였다. 아이들은 과즙을 뚝뚝 흘리며 수박을 베어 물었고, 경쟁보다는 웃음이 넘쳤다. 한여름 땡볕 아래 펼쳐진 이 유쾌한 장면은 행사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분수와 대형 양동이 물세례, 물총을 든 아이들까지, 공원 전역이 물의 놀이터로 변했다. 어른들도 슬리퍼를 벗고 물속에 들어가며 아이들과 함께 웃음을 나눴다. 일부는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쉬었지만, 더운 날씨에도 많은 이들이 물놀이 한가운데에서 여름을 즐겼다.

대형 양동이 물세례가 쏟아질 때마다 아이들은 폭포처럼 떨어지는 물기둥을 맞으며 즐거워했다. 물에 젖고도 아쉬운 듯 물가를 맴도는 모습에선, 오늘의 무더위를 실감할 수 있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다음 주까지도 34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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