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이 집무실에서 영남일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 북구청 제공.
'3선'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고 있다. 올해로 취임 11년째. '레임덕'이 와도 몇 번을 왔을 시기지만, 배 청장은 여전히 취임 첫날처럼 열정을 품고 구정을 이끌고 있다. 최근 구청장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초일류 기업 도약을 위한 '마하경영'을 선포했다. 음속을 돌파하려면 기체의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라며 "마지막까지 멈추지 않고, '지속가능한 북구'를 위한 '마하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3선' 북구청장으로서 지난 11년을 돌아본다면
"11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그 긴 시간 동안 북구와 함께할 수 있었던 건 큰 영광이다. 남은 1년도 초심 그대로, 주민을 위한 행정을 이어가고 싶다. 그동안 무엇보다 우선시했던 건 '청렴'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정직하고 깨끗한 행정을 실천하려 노력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 1등급을 받았다. 전국에서 극소수 기관만 받을 수 있는 등급이다.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준 직원들과 구민들께 감사드린다."
▲대표 축제와 도시재생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2021년 처음 시작한 떡볶이 페스티벌은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엔 13만명이 다녀갔고, 그중 58%가 외지인이었다. 2023년엔 세계축제협회가 주관한 피너클어워드 한국대회에서 음식·음료 부문 동상을 받았고, 2024년엔 'K-푸드 한류리더상', 음식·음료 부문 금상, 머천다이즈 부문 동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올해는 아시아대회 스트릿푸드 부문까지 석권하면서 글로벌 경쟁력도 입증했다. 도시재생사업도 민선 6기부터 꾸준히 추진해왔다. 그 결과, 국토교통부 주관 종합성과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침산1동(자연), 복현1동(세대 공존), 산격3동(대학타운), 관음동(반려동물) 등 각 지역 특색을 살린 도시재생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강조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는 무엇인가
"청년이 떠나는 도시는 미래가 없다. 그 원인은 지역의 '일자리 부족'이다. 실리콘밸리엔 '플러그 앤 플레이'라는 창업공간이 있는데, 거기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벤처기업이 35개나 된다. 지금은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를 바꾸는 시대다. 대구도 그렇게 되려면, 청년이 모여 일하고 꿈을 펼치는 터전이 필요하다. 북구는 도심융합특구로 지정돼 청년 생태계를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경북대 인근에 조성한 '창업놀이터'와 '청년놀이터'엔 현재 10개팀이 입주해 창업 교육과 멘토링을 받고 있다. 올해는 해외 진출을 위한 '글로벌 유니콘 스타트업 육성 사업'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오랫동안 '금호강 시대'를 강조했다
"대구는 신천을 지나 낙동강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금호강 시대는 열지 못했다. 금호강에서 대구 구간이 48㎞나 된다. 대구 지도를 보면 신천과 낙동강, 금호강이 흐르는 모습이 수학 기호 파이(π)와 닮았다. 대구가 도약하기 위해선 마지막 남은 금호강을 개발해야 한다. 금호강이 진짜 시민들의 공간이 되기 위해선 하루를 온전히 보낼 수 있는 여가·힐링 공간이 필요하다. 하중도 개발, 신천하수처리장 지하화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 특히 금호강 관문인 하수처리장을 지하화해 그 위에 힐링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금호강을 바라보며 산림욕을 체험하는 '화담산 휴 밸리 조성도 시급하다. 금호워터폴리스의 변화도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다. 금호강이 순천만이나 태화강처럼 국가정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자체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남은 임기는 금호강 르네상스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대구시장 출마설이 있는데
"그동안의 노력을 기억해주신 점은 감사하게 생각한다. 대선이 끝났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관심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예측 가능한 우리 사회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다만, 최근 대구시정은 예측 가능한 미래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중앙정치에서 활동한 인사들의 비전과 역량을 대구시민들이 신뢰했지만, 제시했던 미래가치가 현실에 부딪힌 점은 아쉬움이 있다. 결국 지역에 대한 이해와 실무적 접근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시장직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구의 방향성을 바꾸는 데는 지난 40년간의 행정경험과 지역사회에 대한 개인적인 이해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남은 임기 목표는
"세대와 세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사회가 문명의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찬란했던 문명도 다음 세대와 연결이 끊기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 다음 구청장이 구정을 맡았을 때, 수긍할 수 있는 지난 과정이었는지 끊임없이 돌아보고 준비하겠다. 2026년 이후에는 지난 10년보다 더 훌륭한 성장을 맞이할 수 있도록 토대를 다지고, 구정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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