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등 주최로 열린 방송3법 저지를 위한 연속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입법이 막혔던 법안들의 처리를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여당이 내달 4일 본회의에서 방송3법·상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등을 처리하려고 하자, 야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30일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에 대해 "전문가들도 반대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소수 야당으로서 협상이 안 되면 유일한 방법은 필리버스터 뿐"이라며 "쟁점 법안이 상정되면 법안 하나하나에 무제한 토론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에게 각종 법안들에 대해 합의 처리하자고 제안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게 송 비대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필리버스터 계획에 대해선 "8월4일 쟁점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방송3법과 상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중 어느 법을 먼저 올릴지는 모른다"며 "5일 자정이 되면 7월 임시국회가 종료되는데 저희도, 민주당도 8월 임시회를 다시 소집할 생각이기 때문에 연이어 6일부터 계속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을까 짐작한다"고 전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방송3법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방송3법 저지를 위한 연속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국회부의장인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의원도 이 토론회에 참석해 '방송 3법'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주 의원은 "일당 독재국가가 되는 첫 번째 징표가 언론 장악"이라며 "민주당이 벌써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은 민주주의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균형된 국민 여론을 형성하는 장치"라며 "하지만 아직까지도 민주노총 중심의 특정 방송들이 편향된 방송을 해왔다. 이젠 (민주노총이) 이사회·임원진 모두 장악해 노조 중심 일당독재를 찬양하는 법을 만들었다"고 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전현희 총괄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내에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윤석열 정부 당시 재의요구(거부권)로 최종 입법이 이뤄지지 못한 법안들인 만큼, 빠르게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방송3법에 대해서도 민주당 측은 "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법안"이라고 했다. 일반 국민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국민추천위원회에서 사장 후보를 복수로 추천하는 만큼 여당의 영향력이 낮아져 오히려 야당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노동과 자본 간 균형을 회복하고, 산업 현장의 불공정을 해소해 노동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려는 법안"이라고 했다.

장태훈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