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 “출근 때마다 설레” 대구 중구 노인일자리 순항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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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31 19:32  |  발행일 2025-07-31

마실김밥 4호점, 지난 6월 생활문화센터 1층에 오픈

16명 어르신들 주 2회씩 교대 근무

"지속 가능한 프랜차이즈로 안착"

24일 오전 11시 대구 중구 노인일자리 사업장 '마실김밥 4호점'에서  근무하는 박윤희(64)씨가 손님에게 김밥을 건네고 있다. 조윤화 기자

24일 오전 11시 대구 중구 노인일자리 사업장 '마실김밥 4호점'에서 근무하는 박윤희(64)씨가 손님에게 김밥을 건네고 있다. 조윤화 기자

24일 오전 11시 대구 중구 노인일자리 사업장 '마실김밥 4호점'에서  근무하는  임정숙(65)씨가 김밥을 말고 있다. 조윤화 기자

24일 오전 11시 대구 중구 노인일자리 사업장 '마실김밥 4호점'에서 근무하는 임정숙(65)씨가 김밥을 말고 있다. 조윤화 기자

24일 오전 11시 대구 중구 노인일자리 사업장 '마실김밥 4호점'에서  근무하는 임점희(맨 왼쪽·68), 임정숙(65), 박윤희(64)씨가 주방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조윤화 기자

24일 오전 11시 대구 중구 노인일자리 사업장 '마실김밥 4호점'에서 근무하는 임점희(맨 왼쪽·68), 임정숙(65), 박윤희(64)씨가 주방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조윤화 기자

"손주들이 유치원에 들어가고 나니 시간이 남더라고요. 뭐라도 해보자 하고 시작했는데 제 삶의 활력소가 됐어요. 출근할 때마다 설렙니다."


24일 오전 11시 대구 중구 성내2동 생활문화센터 1층에 자리한 '마실김밥 4호점'. 문을 열고 들어가자 식욕을 자극하는 라면냄새와 고소한 튀김 냄새가 물씬 풍겼다. 앞치마를 두른 어르신들은 주문을 받은 김밥 재료를 손질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주방에서 김밥을 말고 있던 박윤희(64·여)씨는 "오랜만의 사회생활이라 설레고, 손님들이 맛있다고 해줄 때마다 보람도 느낀다. 매번 출퇴근 때마다 데려다주는 남편 덕에 즐겁게 일하고 있다"며 웃음지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인근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가게로 몰려들었다. 방문 포장 등 주문량을 생각하면 여느 식당과 다름없는 '점심 피크타임'이었다. 주방과 홀을 오가는 어르신들의 손길마다 능숙함이 묻어났다.


손님 김유민(26·여) 씨는 "맛도 있고 음식도 금방 나와서 점심시간에 종종 들렀는데, 기관에서 운영하는 사업장인 줄은 몰랐다"며 "'엄마'라는 편안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취지로 운영되는 밥집이라고 하니 더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마실김밥(중구시니어클럽 운영)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어르신들의 기대치는 상당했다. 공공시설을 활용한 노인 일자리 창출의 모범 사례로, '노인 일자리 전초기지'라는 입소문을 타자 마실김밥에 취업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소문까지 돌 정도다. 현재 마실김밥은 2011년 1호점(경북대병원역 지하상가)을 시작으로, 2016년 2호점(김광석길), 2019년 3호점(국채보상로)에 이어, 지난달 24일 4호점이 문을 열었다. 현재 네 곳의 매장엔 총 88명의 어르신이 일하고 있다.


4호점 직원 임정숙(65·여)씨는 "올해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노인일자리 사업 평가'에서 중구시니어클럽의 '마실김밥'이 대상을 수상했다고 들었다"며 "시니어클럽 회원 사이에선 마실김밥이 취업 1순위로 꼽힌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즐겁게 일하니 힘들지 않다' '마음 같아선 매일 출근하고 싶다' 등의 미담이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중구시니어클럽 김민철 팀장은 "마실김밥은 단순한 일자리를 넘어, 지속 가능성과 확장성을 갖춘 노인 일자리 프랜차이즈로 자리잡았다. 급여보다 중요한 무언가가 어르신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지역 사회 안에서 더 오래,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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