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레이더] 중국發 공급 과잉, 이번에는 해결될 것인가?

  • 임성수
  • |
  • 입력 2025-08-10 16:46  |  발행일 2025-08-10
김윤상 iM증권 리서치본부 기업분석실장

김윤상 iM증권 리서치본부 기업분석실장

7월 초부터 중국 공급 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 조정 뉴스가 계속 보도되면서, 시장의 중국 업황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최근 중국 내 잇따른 언론보도 등으로 주요 철강 제품, 철광석, 석탄 선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구조조정 기대감에 '가격이 지나치게 빠졌다'라는 바닥론이 더해지면서 투기적 수요가 급격히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철강 구조조정은 리커창 총리 주도로, 1.5억t이 폐쇄된 2016~2017년 이후 거의 유명무실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형식적인 구호에만 그쳤던 예년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첫째, 금번 공급 개혁은 철강·석탄 등 전통산업은 물론 최근 태양광, 2차전지, 리튬 등의 첨단산업의 구조조정까지 포함한다. 7월 철강 가격은 물론, 리튬(2차전지), 폴리실리콘(태양광)가격도 모두 상승했다. 공급 과잉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구조 조정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둘째, 중국 정부의 정책 의지 역시 이전 대비 강력해 보인다. 7월25일 중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가격법 개정 초안'을 공개했다. 철강 등 일부 산업의 무질서 한 저가 경쟁 문제가 두드려져 가격 조정·감독에 대한 새로운 요구가 제기되고 있어 부당한 가격 책정 행위의 기준을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다. 무려 27년만의 개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셋째, 이러한 구조 조정 움직임이 오는 10월 열리는 4중 전회에서 논의가 본격화 될 15차 5개년 계획에서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참고로 중국은 5년마다 중장기 경제 성장로드맵인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15년 5개년 계획이 2026년부터 시작된다.


국내 철강 업황 회복을 위해서는 중국 철강 산업 구조 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 구조 조정 성공은 아시아 권역 철강 가격, 내수 철강 가격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약 30% 잠정덤핑관세 부과 건 이후에도 관세 부과만큼 내수 철강 가격이 오르지 못하는 이유 역시 아시아 역내 철강 가격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중국 철강 산업 구조 조정이 금번에는 과연 성과를 거둘까. 과거와는 분명 다른 모습임은 분명하나 상황을 완전히 낙관할 수 없다.


첫째, 바로 지금이 중국 정부가 강력한 구조 조정을 시행하기에 적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단 지금은 중국은 미국과의 통상 전쟁 중이며, 경기 상황도 완연한 침체 국면이다. 구조 조정보다는 적극적인 경기 부양이 적합한 국면이다. 최근 청년 실업률이 1년 내 최저치(6월 14.5%)에 도달했다고 하나 중국 고용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다. 고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설비 축소 및 감원 등을 수반하는 구조 조정은 분명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둘째, 중국 철강업체의 '자발적' 감산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 철강업체 실적은 통상 수준 대비 부진한 상황이나 최근 원재료 가격 하락 등으로 2024년 대비 실적은 나아지고 있다. 주요 고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흑자 철강사 비중은 60% 중반에 달한다. 어느 정도 돈을 벌고 있고, 이는 자발적으로 생산을 줄일 유인은 없다는 의미이다. 결국 중국 정부의 강제성 있는 단속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 이 부분이 아직 확실치 않다. 참고로 2016~2017년 1차 구조 조정기에서는 검은 스모그로 뒤덮힌 베이징의 하늘, 즉 심각한 환경 문제가 강력하고 엄격한 구조 조정을 뒷받침하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처럼 절박한 구조 조정의 명분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철강 품목별 관세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태도, 수입산 철강재에 대한 더 높은 장벽을 요구하는 유럽철강협회 등 중국의 변화 가능성에만 기대하기는 상황이 그다지 간단치 않다. 범용재보다는 스페셜티(Specialty), 내수보다는 상황은 더 어려워졌으나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신규 수출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기다. 정부도 수출역량이 부족한 중소업체를 더욱 지원해야 할 것이다. 무거운 투자보다는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고 보다 몸을 가볍게 할 필요는 없는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늘 그래왔듯 한국 철강 산업은 금번 위기도 잘 극복할 것이다.


김윤상 iM증권 리서치본부 기업분석실장



기자 이미지

임성수

편집국에서 경제·산업 분야 총괄하는 경제에디터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