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장-교육감 함께 뽑는 ‘러닝메이트제’ 도입

  •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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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0 21:35  |  발행일 2025-08-10
대구시-교육청은 공생관계인데
단체장 따라 예산 책정 들쑥날쑥
내년 지방선거 도입 필요성 제기
교육감도 정치색 감추기 보다는
한뜻 품은 지자체장과 동행해야
2022년 6월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남편인 추교관 위니텍 대표와 함께 꽃다발을 들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강은희 후보 선거대책본부 제공>

2022년 6월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남편인 추교관 위니텍 대표와 함께 꽃다발을 들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강은희 후보 선거대책본부 제공>

내년 6·3지방선거가 채 1년도 남지않은 상황에서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뜻이 맞는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동시 선출되게 해 정책적 방향을 함께 가져가자는 취지다.


대구엔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내년 3선에 도전한다. 이에 일부 지역 교육계는 '러닝메이트'로서 대구시장과 함께 가야 한다는 말들이 나온다. 대구시교육청은 지자체인 대구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 관계에 있어서다. 최근 국정기획위원회 내부에서 러닝메이트제 도입이 거론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필요성에 대해 조금씩 힘을 받는 분위기다.


강 교육감은 2018년 첫 교육감 당선 이후 대구시장 2명과 손발을 맞춰왔다. 특히 시장의 시정방향에 따라 교육 정책에 대한 예산 책정도 달라지는 사례를 겪었다. 대표적인 게 '학기중급식비지원사업'이다.


시교육청은 2017년 학생 급식 복지를 위해 급식비지원사업을 추진했다. 해마다 투입되는 예산은 2천억원. 추진 당시 권영진 시장(현 국회의원)이 부임한 시기였다. 사업은 총예산 비율을 대구시와 기초단체가 50%, 시교육청은 50%를 각각 부담하기로 하면서 시작했다. 하지만 2022년 홍준표 시장이 취임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2023년 대구시 측이 비율 변경을 요구한 것. 결국 비율은 6대4로 결정되면서 시교육청 부담이 더 커졌다. 올해 급식지원 예산은 총 2천37억원으로 대구시 663억원, 구·군청 139억원, 시교육청 1천235억원을 각각 부담한다. 교육계 일부에선 홍 전 시장이 경남도지사 시절부터 무상급식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고, 대구에도 같은 생각이 반영된 된 것이라고 여긴다. 광역단체장 의지에 따라 예산이 쉽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교육감 출마 시, 소속 정당을 배제하는 규정도 어색하다. 학생 교육에 정치가 개입돼선 안 된다는 이유지만, 사실상 허울뿐인 규정이다. 각 지방 교육감이 자신의 정치적 색에 따라 교육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은 이미 오랜 관례다. 또 대부분 교육감직을 맡기 전 활동이력을 보면 소속 진영 구분이 가능하다. 이를 토대로 각종 미디어들은 보수·진보 교육감으로 쉽게 구분한다.


모든 교육감 후보가 무소속 신분으로 출마하기 때문에 선거비용도 모두 사비로 충당하는 점도 곱씹어볼 문제다. 광역단체장은 소속 정당의 지원을 받아 일부 비용을 보전받는 것과는 대조를 보인다. 이에 선거비 부담으로 교육감 출마 후보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에 정치색을 애써 감추기보다는 소속 정당은 물론, 한뜻을 품은 인물과 함께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게 일부 지역 교육계의 목소리다.


대구 교육계 관계자는 "유권자도 교육감의 정치색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투표한다. 정치인이 교육감으로 당선되는데 법적으로 교육과 정치 분야를 떼놓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정치적 갈등으로 촉발된 교육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학생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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