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동구 신천동 아파트 일가족 사망 화재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이 12일 오전 합동감식을 벌였다. 국과수가 참여한 감식은 이번이 처음으로, 발화 지점과 화재 경로를 재확인하며 '누가, 왜' 불을 냈는지 규명할 단서 확보에 주력했다. 현장은 'POLICE LINE'으로 통제됐고, 수사관들은 현관과 실내를 오가며 세밀한 조사를 이어갔다.

이번 감식에서는 안방, 주방, 거실 등 여러 곳에서 확인된 발화 흔적과 인화성 물품이 집중 점검됐다. 양초, 성냥, 노끈으로 묶인 책 등이 발화 지점 인근에서 발견됐으며, 현관문 안쪽이 가구 등으로 막혀 있었던 정황도 다시 확인됐다. 수사당국은 이러한 구조와 물품 배치가 화재 확산과 인명 피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고 있다.

화재는 지난 10일 새벽 3시 35분 발생해 19분 만에 진화됐지만, 모친 A씨(46)와 두 자녀 B군(13), C양(11)이 숨졌다. A씨는 1층 화단에서, 자녀들은 집 안에서 발견됐다. 남편은 당시 근무 중이었으며, 가족은 이웃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소지는 수성구 범어동으로 돼 있었고, 관리사무소에만 신천동 거주 사실을 알린 상태였다.
경찰은 부검 결과와 이번 합동감식 내용을 종합해 방화 여부를 포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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