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퇴계 이황 즐겨찾던 곳 고산정 일원 명승 예고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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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9 19:47  |  수정 2025-08-19 21:58  |  발행일 2025-08-19
퇴계 이황의 제자 금난수가 세운 고산정, 자연과 문화의 조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유명세
국가유산청, 자연유산위원회 심의 후 최종 지정 여부 결정


2월 매화 향기가 가득한 고산정근경 <안동시 제공>

2월 매화 향기가 가득한 고산정근경 <안동시 제공>

국가유산청이 19일 관보를 통해 명승 지정을 예고한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에 위치한 고산정 일원<안동시 제공>

국가유산청이 19일 관보를 통해 명승 지정을 예고한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에 위치한 고산정 일원<안동시 제공>

경북 안동의 대표적 풍광지인 '고산정 일원'이 국가지정 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19일 관보를 통해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고산정 일원을 명승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산정은 조선 중기의 학자 성재(金蘭秀·1530~1604)가 지은 정자다. 그는 퇴계 이황(1501~1570)의 제자로, 명종 19년(1564) 예안현에 '성재정'을 짓고 학문에 매진했다.


이후 예안현의 명승지 가송협에 다시 정자를 세우고 '일동정자'라고 이름 지었다. 지금의 고산정은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다. 가운데 우물마루를 두고 좌우에 온돌방을 배치한 팔작지붕 구조다. 건축적 품격과 공간 활용에서 조선 선비 건축의 전형을 보여준다.


고산정은 낙동강 물길과 절벽, 숲, 정자가 어우러진 경관이 압권이다. 퇴계 이황 역시 이곳을 즐겨 찾아 금난수와 교유하며 시문을 남겼다.


단애 위에 자리 잡은 정자에선 강과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고, 계절마다 다른 풍광이 선비들의 시흥을 자극했다. 이 때문에 고산정은 안동 사림들의 교류 공간이자, 풍류와 학문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국가유산청은 고산정 일원에 대해 "낙동강 유역의 수려한 자연과 조선 선비문화가 결합돼 역사문화적 가치가 뛰어난 공간"이라고 평했다. 이어 "퇴계와 금난수 등 당대 유학자들이 교류하며 남긴 시문과 학문적 흔적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잘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고산정 일원은 최근 대중문화 속에서도 주목받았다.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등장했다. 극 중 주인공 유진 초이와 고애신이 배를 타는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되면서 유명세를 치렀다. 명승 지정이 확정되면 문화유산적 의미뿐 아니라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더 높아질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30일 예고 기간동안 의견을 수렴한 뒤, 자연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지정이 확정되면 고산정 일원은 법적 보호를 받게 된다. 보존·관리 체계도 한층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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