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왔다, 왜 여기에 있니” 청도 대남병원장례식장은 침통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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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9 21:12  |  발행일 2025-08-19
경부선 안점 점검중 무궁화호에 치여 숨진 이모씨의 빈소가 차려진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 박성우 기자

경부선 안점 점검중 무궁화호에 치여 숨진 이모씨의 빈소가 차려진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 박성우 기자

19일 오후 6시쯤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 이날 오전 청도 경부선 선로 안전점검 작업 중 숨진 한국구조물안전연구원 소속 이모(37)씨와 조모(30)씨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다. 이곳엔 슬픔으로 무거운 적막감이 감돌았다. 타 지역에서 오후 늦게 장례식장에 도착한 유족들은 가장의 주검에 울분을 토했다.


굳게 닫힌 안치실 내부엔 경찰과 검시관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었다. 코레일 직원들은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장례절차 진행과 유가족을 돕느라 분주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후 유가족에게 바로 연락을 취했지만 대전과 김해에서 장례식장쪽으로 오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고 했다.


장례식장에 설치된 TV엔 청도 열차사고 관련 보도가 쉴새없이 나왔다. 같은날 APEC 정상회의 현장 점검차 경주를 찾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무궁화호 열차사고에 대해 "완벽한 인재"라며 "발생하지 말아야할 사고가 났다"고 지적하는 자막이 화면을 채웠다.


사고 발생 4시간여 만인 오후 4시10여분쯤, 숨진 이씨 부모 등 유가족 3명이 침통한 모습으로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30대 외동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은 듯 허망한 눈빛을 보였다. 유족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없이 허공만 바라봤다.


유가족들은 경찰의 안내를 받아 장례식장 측과 장례 절차를 논의했다. 뒤따라 도착한 유가족들이 오열하면서 장례식장은 더 비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씨 유가족들은 청도에 빈소를 차리기로 했다.


19일 저녁 청도 경부선 열차 사고 사망자 유가족이 안치실로 들어가고 있다. 박성우기자

19일 저녁 청도 경부선 열차 사고 사망자 유가족이 안치실로 들어가고 있다. 박성우기자

오후 7시가 되자 조모씨 유가족들도 장례식장에 도착해 곧바로 안치실로 향했다. 안치실에선 이내 곡소리가 울렸다."엄마 왔다. 왜 여기에 있니." 이날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강희업 국토교통부 2차관은 무궁화호 열차 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한편 이날 열차 사고 부상자들은 안동병원과 경산 세명병원, 경주동국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상자 1명을 포함해 중상자 4명은 현재 치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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