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의 성장, 결국 ‘기술 중견기업’이 답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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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9 07:53  |  수정 2025-09-01 11:44  |  발행일 2025-09-01

대구는 부산 광주 같은 국내 주요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의 도시다. 세계적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도약한 SL이나 금융기업 iM뱅크(대구은행) 정도를 제외하면 대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근로자 기준으로 중소기업은 90%를 훨씬 넘는다. 대구의 도약을 위해 삼성 현대 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 군단 기업의 대구 진출을 열망해 왔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농기계 전문기업인 <주>대동은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올 상반기 8천억원, 지난해 1조4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탄탄한 기업이란 의미다.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탑재한 농기계를 앞세워 미국,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다. <주>덴티스는 대구가 자랑하는 치과 임플란트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1천143억원, 올 상반기 10% 성장에 649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수술장비쪽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은 물론 해외진출에도 박차를 가해 메디컬 분야 전문기업으로 성장나고 있다. 최근 대구섬유업계에서도 눈에 띄는 기업이 등장했다.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에 초경량 섬유 소재를 공급하는 '<주>지로' 이다. 법인으로서는 신생 기업이지만, 3대(代)째 이어온 섬유업종에서 분사했다. 전통의 대구 섬유업의 미래 활로를 시사하고 있다. 세계적 기업에 납품하는 대표적 대구 기업으로는 엘엔에프가 있다. 2차전지 분야의 '테슬라' 협력업체이다.


이들 기업의 성장사를 훑어보면 개략적 답이 나온다. 수도권에 집중된 대기업이 대구에 진출하기 어렵다면 자체 역량으로 중견·강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특정분야에 천착하고, 기술 혁신력으로 무장한다면 대구에서 곧장 유럽 미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지역정치권에서는 선거철마다 대기업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헛공약이 돼 왔다. 무엇이 대구경제, 대구산업을 혁신하고 견인하는 길인가? 지역공동체가 집단지성을 발휘할 시점이다.



◈ 갈림길에 선 국힘, 텃밭 TK는 어떤 미래 선택하려는가


TK에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의 1/3 정도가 분포해 있다. TK는 정치적 관심도가 높고 유대감·결집력·조직력이 강할 뿐 아니라 원내 의석 분포에서도 타 지역을 압도한 탓에 당심을 주도해왔다. 특히 당내 경선에서는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미친다. 그래서인지 TK는 역대 보수정당 주류의 자리를 내놓지 않았고, '종가' '아성' '성지' '텃밭' '심장' 같은 수사(修辭)로 예우받았다. TK-수도권-PK 순이던 당원 분포가 수도권-TK-PK 순으로 바뀐 게 불과 3, 4년 전이다.


당 대표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사흘 뒤 열린다. 실은 투표가 시작되는 내일(20일)부터 진짜 표 싸움이 진행된다. 이번에도 'TK 표심'을 잘 읽으면 그 속에 답이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는 반탄파(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찬탄파(안철수·조경태 후보)에 우위를 차지하고, TK 출신 김문수 후보와 김재원·우재준 후보가 각각 당 대표, 최고위원 선거의 선전을 예고한다.


그런데 TK 후보 중 누가 당 지도부에 진출하느냐는 결코 주요 관심사가 아니다. 해체 위기의 국민의힘이 극우냐 혁신이냐, 보수 어게인이냐 윤(尹)어게인이냐, 명분(탄핵반대)이냐 실리(당의 생존)냐의 갈림길에서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선택의 키를 TK가 쥐고 있다. TK지역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지지 후보 없음·의견 유보'가 여전히 56%에 이르고 있다.(한국갤럽·15일 발표) 이들이 보수의 'Way Maker'를 자임할 순 없을까. 새 길을 만드는 자, 어둠을 밝히는 빛, 기적을 행하는 TK가 되기를 기대한다.



◈ 급락하는 국정 지지율, 대통령 독주 멈추라는 메시지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도 되지 않았는데 처음과 달리 국민 호감도에 온도차가 느껴진다.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며 소통을 강조했으나 잇따라 나온 정부정책이 다른 모습을 보인데 이유가 있다. 18일 발표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51.1%로 취임 이후 최저치다. 지난 주 56.6%로 6.7%p 하락한데 이어 2주 연속 하향 그래프를 그렸다. 정청래 대표 취임 이후 강공만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도 전주 대비 8.5%p 하락한 39.9%로 7개월 만에 40% 아래로 내려 앉았다.


민주당내에서도 논란이었던 조국 전 대표를 광복절 특사에 포함시킨 것은 국민여론보다는 '자기 정치'를 염두에 둔 선택으로 보인다. 조 전 대표가 사면 이후 조국혁신당의 정체성과 관련 "목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다. 이재명 정부를 지지했던 당인만큼 책임감을 갖고 움직일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심판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그가 사면을 등에 업고 국민의힘 해산을 겨냥한 칼잡이가 된다면,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국민대통합은 어렵다.


한달여 동안 이 정부와 민주당은 민심을 돌아서게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통한 서민경제 살리기와 반대되는 주식양도세 추진, 국민 대통합과 어긋난 광복절 특사는 거대 집권 여당의 자만심이 만들어 낸 민심 이반 행보다. 취임 후 짧은 기간의 조사인지라 지지율 급락은 큰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초기부터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2∼3년뒤에도 여론과 어긋나는 방향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민심을 배려하지 않는 독주(獨走)는 지지층까지 이탈하는 '나홀로 정권'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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