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관계 해빙 무드? 이재명 대통령 대화 의지 표명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미국 순방을 떠난 이재명 대통령이 공군 1호기에서 '깜짝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당과의 대화 의지를 내비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사람하고만 악수한다"며 취임 후 국민의힘과의 대화를 거부할 정도로 여야 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으로 여야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일본 도쿄에서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야당과 대화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야당의 대표가 법적 절차를 거쳐 공식적으로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여당 대표인 정 대표와 대통령의 입장은 다르다"며 "저는 여당의 도움을 받아 대선에서 이겼지만, 당선돼 국정을 맡는 순간부터는 여당이 아닌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여당과 조금 더 가깝긴 하지만 야당을 배제해서는 안 되는 게 당연하다"며 "힘들더라도 야당과 대화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정 대표가 '악수는 사람과 한다'며 국민의힘 인사들과 악수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정 대표에 대한 언급을 제가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발언은) 당연히 옳은 말씀"이라고 적었다. 정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여야를 다 아우러야 한다"면서 "나는 여당 대표로서 궂은 일, 싸울 일을 하는거다. 따로 또 같이"라며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정치권은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26일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출 이후 여야 관계가 해빙 무드를 맞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화환을 보내고, 결선에 오른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정청래 대표에게 먼저 연락하겠다"고 밝히면서 소통의 물꼬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향후 정국 긴장감은 계속 이어질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정 대표의 언급은 이 대통령과 자신이 정치적으로 대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이 커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따로 또 같이'라고 적은 데서 알 수 있듯이 여당에선 국민의힘을 겨냥한 내란 프레임을 지속해서 들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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