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역대법보기 강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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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8 17:49  |  발행일 2025-08-28
학산 대원 대종사가 계룡산 학림사에서 열린 법회를 통해 불자들과 만나고 있다. <학림사 제공>

학산 대원 대종사가 계룡산 학림사에서 열린 법회를 통해 불자들과 만나고 있다. <학림사 제공>

학산 대원 대종사. <학림사 제공>

학산 대원 대종사. <학림사 제공>

역대법보기 강설

역대법보기 강설

역대법보기 강설(학산 대원 대종사 지음/불광출판사/656쪽/6만원)


현 대한불교조계종 해인총림 10대 방장이자, 한국불교의 큰 스승으로 손꼽히는 학산 대원 대종사의 새 강설서, '역대법보기 강설(曆代法寶記 講說)'이 출간됐다.


불교 신자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역대법보기'는 당나라 대력 연간(766~799)에 편찬된 오래된 문헌이다. 석존(釋尊)에서 혜능(慧能)까지 33조사(祖師)와 지선(智詵), 처적(處寂), 무상(無相), 무주(無住)로 이어지는 전등(傳燈)의 역사, 그리고 선법(禪法)을 다룬 초기 선종의 중요 사료다.


'역대법보기'의 특징 중 하나는 육조 혜능 이후, 남악 회양-마조 도일로 이어지는 계통과는 다른 독자적인 법맥을 보여줌으로써 선맥의 다양성과 깊이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 책은 부처님과 역대 조사로부터 이어진 정법의 원류와 법맥을, 이 시대 정법안장(正法眼藏)의 계승자인 학산 대원 대종사의 법음(法音)으로 전하는 가르침으로 기대를 모은다.


'역대법보기'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전등사(傳燈史) 문헌인 '조당집'(952), '전등록'(송대)보다 앞선 시대에 편찬된 문헌이다. 간결한 전기 형식을 띠고 있어 조사들의 구법과 전법의 여정을 짧고 명료하게 서술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깨달음의 본질을 중심으로 스승과 제자의 직전(直傳) 구조를 강조하며, 선종 초기의 생동하는 수행 풍토를 엿볼 수 있다.


'역대법보기'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라고 한다면, 선종의 여명기에 당나라 불교계에 진출한 신라 승려 정중 무상(淨衆無相) 선사의 위상이 조명되었다는 점이다. 무상 선사는 중국 사천성 정중사(淨衆寺)를 중심으로 선풍을 날린 고승(高僧)으로서 선종사의 중요한 인물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신라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데 '역대법보기'의 전승에 따르면 육조 혜능(六祖慧能)의 의발(衣鉢)이 측천무후를 거쳐 지선(智詵)-처적(處寂)-무상(無相) 이후 무주(無住) 선사에게 전해졌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역대법보기'는 혜능 이후, 남악 회양(南嶽懷讓)-마조 도일(馬祖道一)로 이어지는 계통과는 다른 독자적인 법맥을 보여주며, 선맥(禪脈)의 다양성과 깊이를 조명한다.


'역대법보기'에는 무상·무주 선사가 설한 가르침의 핵심이 담겨 있으니, 그것은 바로 '삼구설법(三句設法)'이다. 삼구설법, 즉 삼구어(三句語)의 가르침은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세 단계의 수행 관문을 상징한다. 그리하여 △무억(無憶) - 과거의 습기(習氣)를 끊고 △무념(無念) - 지금 이 순간의 망념을 거두며 △막망(莫妄) - 분별 이전의 순수한 자성(自性)의 자리에 머무는 것이다.


'역대법보기 강설'에서는 이 삼구설법을 '대승의 요의를 밝히는 지침'이자, 달마 대사로부터 이어진 '돈오(頓悟) 선법의 정수'라 일컫는다. 이 책의 본문 중에는 "무념(無念)이란 곧 중생의 망념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며, 간화선의 화두 타파도 또한 중생의 망념이 타파된 경계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학산 대원 대종사는 이 한 마디를 통해 '역대법보기'가 간화선 이전, 선종 초기의 수행 풍토를 간직함과 동시에, 무상·무주 선사의 삼구설법은 간화선 수행의 궁극과 본질적으로 통하는 것임을 밝힌다.


이 책은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년여의 기간 동안 진행된 학산 대원 대종사의 '역대법보기' 강설 법회 내용을 엮은 것이다. 학산 대원 대종사의 강설 내용은 구어(口語)를 최대한 살려 생생한 현장감이 돋보인다.


또한 '역대법보기' 전문을 싣고, 우리말로 번역해 독자들이 원문을 온전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다 서역 조사들의 계보만을 밝힌 '역대법보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덕전등록' 1~29조를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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