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당유적전시관에 들어서면 2층 규모의 미디어아트월이 시선을 압도한다. <임당유적전시관 제공>
경북 경산 임당유적전시관이 개관 100일 만에 3만5천명이 넘는 관람객을 맞으며 경산의 새로운 핫플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지하철 2호선 영남대역에서 도보 8분 거리에 위치한 전시관은 지난 5월22일 개관 이후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역사·문화 체험 하는 시민들로 주말마다 붐비고 있다.
임당유적전시관은 경산지역 고대국가인 압독국의 출현과 성장, 쇠퇴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의 경산 역사문화를 집약해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은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과학적 분석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대 압독인의 삶을 생생하게 복원한 점이 특징이다.
전시관의 기반이 되는 경산 임당동·조영동 고분군은 국가사적 제516호로 지정된 국내 대표적인 복합유적이다. 이곳에서는 지금까지 1천700여 기의 유구, 3만여 점의 출토 유물, 359개체의 인골, 2만5천여 점의 동식물 자료가 발굴됐다.
전시관 관계자는 "임당유적은 당시 경산지역을 중심으로 한 압독국의 위상과 고대사회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며 "국내에서 드물게 과학적 분석과 전시가 결합된 전시관으로, 연구와 체험을 아우르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임당유적전시관과 임당동고분군 전경. <임당유적전시관 제공>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2층 높이를 가득 채운 '미디어 아트월'이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영상은 고대 압독국의 모습을 예술적으로 재현해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상설전시실 1층 임당유적실은 실제 발굴된 무덤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고분 내부에 들어선 듯한 현장감을 제공한다. 2층 자연유물실에서는 인골과 동식물 자료를 활용해 압독인의 얼굴을 복원하고 생활상을 재현해, 고대인의 삶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임당유적전시관의 특징은 체험 중심 전시다.어린이 전용 공간인 어린이체험실은 '신성한 음식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주제로, 아이들이 직접 동식물을 찾아보고 발굴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또한 실감영상실과 다양한 인터랙티브 장치를 도입해 높은 만족도를 주고 있다.
임당유적전시관은 단순한 전시관을 넘어 교육·문화 플랫폼으로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에 5년 연속 선정된 '압독국, 미래를 만나 영원불멸을 꿈꾸다'는 관람객이 참여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하반기에는 '임당 유적 코스 놀이'와 '찾아라! 임당 고분 속 신성한 유물'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청소년을 위한 디지털 체험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로 압독국 상상하기'와 '웹툰으로 압독국 상상하기'는 게임과 만화를 활용해 역사문화를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호응이 높다.
임당유적전시관은 향후 연구와 보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임당유적 아카이브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연면적 2천500㎡ 규모로 조성되는 이 시설은 개방형 수장고, 보존처리실, 아카이브실 등을 갖춰 압독국 연구와 보존 관리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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