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90억 vs 318억…가덕도-TK ‘희비’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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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01 20:00  |  수정 2025-09-01 22:08  |  발행일 2025-09-01
신공항 내년 예산 20배 차이
대구경북 신공항 조감도. 대구시 제공

대구경북 신공항 조감도. 대구시 제공

2026년도 정부 예산안이 발표되면서 부산 가덕도신공항과 TK신공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예산안 규모가 무려 20배 이상 차이가 나면서 가덕도신공항은 내년 착공에 청신호가, TK신공항엔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를 둘러싼 해석도 분분하다. 공항 건설 관계자들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되는 TK신공항과 국가 재정사업으로 추진되는 가덕도신공항은 출발점부터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은 차이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건설 예산은 6천890억원이 반영됐다. 이에 부산은 2029~2030년 개항을 목표로 공항 건설에 탄력이 붙게 됐다며 반색하고 있다. 다만 공사 난이도가 변수여서 실제 내년 착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부산시 측은 "수차례 유찰과 공정 지연 등 난관을 겪었던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이 6천890억원의 국비를 확보하며 적기 개항을 위한 든든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TK신공항 내년 예산은 상대적으로 너무 초라하다. 민간공항 설계 및 보상비로 책정된 318억원이 전부다. TK신공항 사업의 연속 추진을 위한 최소한의 예산만 반영된 것. 핵심 예산인 공자기금(첫해 약 2천795억원)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TK신공항 사업은 내년 4월 착공, 2030년 개항이 목표다. 하지만 재원 확보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벌써 착공 및 개항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렇다면 이처럼 두 신공항의 국비 반영 규모가 차이가 크게 난 이유는 뭘까. 총사업비 규모만 놓고 봐도 간극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민항 기준으로 가덕도신공항은 약 15조원(전액 국비) 규모이고, TK신공항은 2조6천억원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미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사업 방식이 확정이 된 가덕도신공항은 공사비와 설계비가 함께 예산안에 반영됐다. 이 때문에 편성된 예산안 규모도 크다.


반면 TK신공항은 '기부 대 양여' 사업으로 시행되는 탓에 군공항 이전 및 건설 재원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의 경우 공사 난이도가, TK신공항은 재원 확보가 각각의 난제라고 대구시는 보고 있다. 대구시 측은 "TK신공항의 경우 일단 재원 문제만 해결된다면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며 "연내 안정적으로 건설 재원을 확보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두 공항이 개항 이후 필연적으로 경쟁관계에 놓이는 만큼 개항 시점은 예민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현 정부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양수도'를 제시하며, 북극항로와 신공항 둘 다 부산에 밀어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TK정치권의 정치력 발휘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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