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경북 신공항 조감도. 대구시 제공
2026년도 정부 예산안이 발표되면서 부산 가덕도신공항과 TK신공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예산안 규모가 무려 20배 이상 차이가 나면서 가덕도신공항은 내년 착공에 청신호가, TK신공항엔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를 둘러싼 해석도 분분하다. 공항 건설 관계자들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되는 TK신공항과 국가 재정사업으로 추진되는 가덕도신공항은 출발점부터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은 차이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건설 예산은 6천890억원이 반영됐다. 이에 부산은 2029~2030년 개항을 목표로 공항 건설에 탄력이 붙게 됐다며 반색하고 있다. 다만 공사 난이도가 변수여서 실제 내년 착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부산시 측은 "수차례 유찰과 공정 지연 등 난관을 겪었던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이 6천890억원의 국비를 확보하며 적기 개항을 위한 든든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TK신공항 내년 예산은 상대적으로 너무 초라하다. 민간공항 설계 및 보상비로 책정된 318억원이 전부다. TK신공항 사업의 연속 추진을 위한 최소한의 예산만 반영된 것. 핵심 예산인 공자기금(첫해 약 2천795억원)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TK신공항 사업은 내년 4월 착공, 2030년 개항이 목표다. 하지만 재원 확보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벌써 착공 및 개항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렇다면 이처럼 두 신공항의 국비 반영 규모가 차이가 크게 난 이유는 뭘까. 총사업비 규모만 놓고 봐도 간극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민항 기준으로 가덕도신공항은 약 15조원(전액 국비) 규모이고, TK신공항은 2조6천억원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미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사업 방식이 확정이 된 가덕도신공항은 공사비와 설계비가 함께 예산안에 반영됐다. 이 때문에 편성된 예산안 규모도 크다.
반면 TK신공항은 '기부 대 양여' 사업으로 시행되는 탓에 군공항 이전 및 건설 재원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의 경우 공사 난이도가, TK신공항은 재원 확보가 각각의 난제라고 대구시는 보고 있다. 대구시 측은 "TK신공항의 경우 일단 재원 문제만 해결된다면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며 "연내 안정적으로 건설 재원을 확보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두 공항이 개항 이후 필연적으로 경쟁관계에 놓이는 만큼 개항 시점은 예민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현 정부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양수도'를 제시하며, 북극항로와 신공항 둘 다 부산에 밀어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TK정치권의 정치력 발휘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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