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후 13일만에 생을 마감한 셋째 암컷.<네이처파크 제공>

생을 마감한 셋째 암컷의 백사자 부부.<네이처파크 제공>
지난달 18일 대구 스파밸리 네이처파크에서 태어난 백사자 3남매 중 셋째 암컷이 안타깝게 일찍 생을 마감했다. 불과 생후 13일만이다. 태어나자마자 저체중에 폐결핵 증세까지 겹친 탓이다.
2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아기 사자는 전날 오전 6시쯤 대구 중구 한 동물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던 중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과 작별했다. 사육사들과 의료진이 24시간 교대로 돌보며 실낱같은 기적을 기대했다. 하지만 태어난 순간부터 다소 버거워보였던 삶의 여정은 결국 13일을 채우는 데 그쳤다.
출산 당시 첫째 수컷은 1.6㎏, 둘째 암컷은 1㎏으로 비교적 건강했지만, 유독 셋째 암컷만 몸무게가 800g에 불과했다. 다른 개체의 절반 수준이었다. 설상가상 호흡기 이상 증상까지 보여 출생 직후부터 사육팀의 집중 관리 대상이었다. 인공 포육을 통한 영양 공급과 의료진의 특별 치료가 병행됐지만, 생명의 불씨는 끝내 꺼지고 말았다.
이번에 새끼를 낳은 백사자 부부 '레오'와 '레아'는 불과 14개월 전까지만 해도 대구 수성구의 한 테마파크 지하 사육장에 갇혀 지냈다. 유리 벽 너머 8㎡ 남짓한 공간에 갇혀 이름조차 없이 전시되던 백사자 부부는 동물원 폐업과 함께 한동안 방치됐다가 지난해 네이처파크에 구조됐다. 지금까지 500㎡ 규모의 야외 방사장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백사자 부부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새끼를 잃은 아픔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출산은 동물원 관계자들에게 '희망의 재도전'이었다. 하지만 세 마리 중 한 마리는 결국 생을 이어가지 못했다. 동물 번식과 보존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를 새삼 실감한 셈이다.
네이처파크 관계자는 "사육사들은 밤낮없이 아기 사자의 곁을 지키며 회복을 위해 온 힘을 다했다"며 "비록 한 마리는 떠났지만, 나머지 두 마리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히 보살피겠다"고 밝혔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