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첨성대 일원에서 열린 '2025 동서화합 영호남 문화예술관광박람회'는 문화, 예술, 관광을 테마로 한 대구·경북·광주·전남 8개 광역관과 각 시·군의 58개 홍보관이 줄지어 주요 관광지와 특산품을 알렸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영천시 홍보관에서 마련된 룰렛 이벤트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전남 홍보관에서는 '남도 우리술 품평회' 수상작 시음 행사가 진행돼 시민들이 전통주를 맛보고 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경주시 홍보관을 찾은 관람객이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지 경주'를 주제로 마련된 기념품과 첨성대 캐릭터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캐리커처·컬러링월·셀프타투·옛날오락실 등 총 8종의 체험 부스와 나무놀이터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신라 천년의 별빛을 간직한 경주 첨성대 일원이 동서화합의 장으로 변신했다. 5일부터 7일까지 열린 '2025 동서화합 영호남 문화예술관광박람회'는 공연과 체험, 전시와 참여가 어우러진 축제였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지역 교류를 넘어 오는 10월 말 열릴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개최 도시인 경주의 위상을 알리는 무대가 됐다.
6일 오후 첨성대를 배경으로 꾸며진 메인 무대에서는 개막식이 열렸다. 양 지역 대표 인사들이 나란히 올라 개막을 선언하자 대형 스크린에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합니라"라는 문구가 선명히 비쳤다. 시민들은 휴대폰을 들어 그 순간을 기록했고 현장은 하나의 국제 축제를 방불케 했다. 이어 열린 '동서화합 이음 콘서트'에서는 경북도립관현악단을 비롯한 영호남 지역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라 퓨전국악, 무용, 뮤지컬, 밴드 공연 등으로 관객과 호흡했다. 첨성대 야경을 배경으로 휴대폰 불빛이 잔디밭을 가득 채운 장면은 축제의 절정을 장식했다. 공연을 지켜본 전남의 한 대학생은 "APEC이 경주에서 열린다는 걸 현장에서 실감했다"고 말했다.
낮 시간대에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현장을 달궜다. '영호남알기 퀴즈쇼'에서는 영호남 학생들이 함께 문제를 맞히며 화합의 의미를 몸소 보여줬다. 참가한 고등학생은 "같은 문제를 풀면서 금세 친구가 된 기분이었다"며 웃었다. '도전 오징어 게임' 무대에서는 가족들이 제기차기와 딱지치기에 도전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울산에서 온 40대 윤정민씨 부부는 "아이들이 전통놀이에 빠져든 걸 보니 뿌듯하다"고 했다.
릴스댄스 챌린지 무대는 젊은 세대의 열기로 가득했다. 음악이 흘러나오자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춤을 추며 현장을 실시간으로 공유했고 관객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참가한 한 10대 청소년 이모군은 "SNS에 올리니까 바로 친구들이 연락을 줬다. 경주에서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며 즐거워했다.
박람회 부스 거리는 곳곳이 북적이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문화, 예술, 관광을 테마로 한 대구·경북·광주·전남 8개 광역관과 각 시·군의 58개 홍보관이 줄지어 주요 관광지와 특산품을 알렸다. 특히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시 부스에는 첨성대 캐릭터 인형과 기념품이 진열돼 있었고 경주 관광 인스타그램 팔로우 이벤트에는 젊은 관람객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한 20대 관광객은 "첨성대 캐릭터 굿즈와 APEC 로고가 새겨진 기념품을 받아보니 APEC이 진짜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근의 영천시 홍보관에서는 룰렛 이벤트가 열려 긴 줄이 늘어섰다. 전통의상을 입은 한 커플은 "부스에서 색다른 관광지 체험을 하니 여행이 더 특별해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남 홍보관에서는 남도 우리술 품평회 수상작 시음이 진행돼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막걸리 시음을 마친 경주시민 최모(53)씨는 "낯선 지역 술인데도 맛이 부드럽고 깊다. 다음에 여행 가면 꼭 찾아보고 싶다"고 했다.
체험부스인 대형 보드게임 '동서마블'과 '화합네컷' 포토존에는 연일 긴 줄이 이어졌다. 아이들과 함께 보드게임에 참여한 김영철(39·포항)씨는 "남도와 영남을 동시에 여행한 기분이다.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지리를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캐리커처·컬러링월·셀프타투·옛날오락실 등 총 8종의 체험 부스는 남녀노소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경기 수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유진영씨(48·여)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잔디밭에 마련된 체험 공간에서는 아이들이 나무로 만든 목마와 그네에 올라타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모습을 휴대폰에 담으며 "경주에서 색다른 놀이 문화를 경험하게 해줘 좋다"고 했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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