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국 봉화군수.
"단순한 인구 회복만으로는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농업과 자연, 사람이 공존하는 글로벌 정주지로 봉화를 키워내겠습니다."
박현국 봉화군수의 비전은 분명했다. 봉화군이 추진하는 국제 전략은 단순한 외교적 이벤트가 아니라, 지방소멸을 넘어 농촌이 살아남기 위한 근본적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군수는 베트남과의 연대를 언급했다. 그는 "봉화에 남아 있는 리왕조 후손의 유적 '충효당'을 역사적 자산으로 삼아 추진 중인 K-베트남 밸리 사업은 봉화군의 생존 전략이자 미래 비전"이라고 했다. 이어 "K-베트남 밸리는 관광, 경제, 이주민 정착을 결합한 다층적 프로젝트"라며, "베트남 출신 주민이 봉화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12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확보해 인프라 조성에 나섰다. 그는 "올해 봉화를 방문하는 베트남 정부 고위 인사에게 사업을 직접 소개하고 협력을 공식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멕시코와의 농업 협력에 대해 "세이코 농업대학과의 교류는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청년농업인에게 세계 무대를 경험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스마트팜 기술과 국제 네트워크를 결합해 봉화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청년들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ICT 기반의 스마트팜 운영기술과 에너지 절감형 재배기법을 공유해 농산물 수출과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이라는 실질적 성과로 연결시키겠다는 것이다.
중국 동천시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는 "30년 가까운 교류가 팬데믹으로 중단됐다가 지난해 재개됐다"며 "스마트팜 단지와 연계해 농업 기술 교류와 문화·교육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봉화 청소년들에게 국제적 감각을 심어주는 동시에, 봉화군이 장기적으로 안정적 외교 네트워크를 쌓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정책도 빠지지 않았다. 박 군수는 베트남 화방현과의 협력 사례를 언급하며 "계절근로자 정책을 K-베트남 밸리와 연계해 정주형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현재 56억원을 투입해 건립 중인 외국인 전용 기숙사에 대해서는 "단순 숙소가 아니라 외국인이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박 군수는 "외국인과 지역민이 갈등 없이 공존하려면 교육, 의료, 복지 인프라를 보완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주민의 공감과 참여가 성공의 열쇠"라고 했다. 그는 "문화 교류와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확대해 지역 공동체의 이해와 수용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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