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 600일···고용승계 문제, 드디어 세상에 알렸다.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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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25 17:05  |  발행일 2025-09-25
더불어민주당, 외국인 투자기업 노동자 보호 제도개선 특위 출범
정청래 대표 “외국인 투자기업이 한국 노동자들을 홀대하고 무시하고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 일 근절돼야”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부지회장 지난달 29일 600일 만에 지상으로, 세계 최장 고공농성 기록


박정혜(왼쪽)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혜(왼쪽)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오전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고공농성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 셋째) 대표가 599일째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지난달 28일 오전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고공농성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 셋째) 대표가 599일째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경북 구미시에 있는 외국인 투자기업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고용 승계 문제가 중앙에서 본격 논의된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외국인 투자기업 노동자 보호 제도개선 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에서 세계 최장기간 고공농성 중이던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을 만나 "민주당에서 문제해결에 노력할 테니 이제 그만 내려오라"며 했던 약속이 지켜졌다.


박 부지회장은 정 대표와 다음날 회사를 두 번째 방문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설득으로 불탄 공장 옥상에 오른 지 600일 만에 내려와 땅을 밟았다. 당시 김 장관 역시 빠른 시일 내 노사교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고공농성 599일째 만난 박정혜씨를 보고 노동자는 이렇게 외롭고 힘든 투쟁을 하고 있는데 회사는 왜 나 몰라라 하고 대화조차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회사와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며 "수십 년 동안 외국인 투자기업이 이렇게 해왔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며 특위 출범 배경을 밝혔다. 이어 "박정혜 동지의 투쟁을 계기로 이제 이러한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외국인 투자기업이 한국 노동자들을 홀대하고 무시하고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 일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박 부지회장을 특위 출범식에 초청했다. 박 부지회장은 "부당한 해고를 알리고 고용승계를 쟁취하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외국자본의 일방적인 철수와 해고로 고통받는 노동자 현실을 세상에 알리는 게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오늘 특위 출범 소식은 저희 노동자에게 큰 희망이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문제는 외국인 투자기업에서 일하는 많은 한국 노동자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제도가 없다면 불행은 반복되는 만큼 특위가 그 반복의 고리를 끊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특위 위원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주영 의원이며 서영교·홍기원·김현정 의원과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도 참여한다.


한편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니토덴코사의 자회사다. 박 부지회장을 비롯해 남은 7명의 해고 노동자들은 평택에 있는 같은 니토덴토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로의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필름을 생산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22년 10월 공장 화재 발생 후 공장 복구 대신 노동자들을 희망퇴직 및 정리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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